세종시 대중교통, BRT냐 도시철도냐
BRT 중심 변화조짐
"광역-내부 나눠보자"
세종시 대중교통체계가 민선3기 들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내부·광역 대중교통체계가 도시철도로 대체되거나 병행하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세종∼대전간 광역철도 연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세종∼대전간은 BRT로 연결돼 있다.
이춘희 시장의 공약은 지난해 대전세종연구원이 발표한 대전도시철도 연장안에서 시작됐다. 당시 대전세종연구원은 세종∼대전간 1일 교통량이 2014년 8만8531대에서 16만3793대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대전 연결도로는 이미 출·퇴근 시간대에 극심한 교통정체를 보이고 있다. 결국 2020년 이후에는 또 다른 연결망을 만들거나 대량수송이 가능한 교통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분석이었다.
세종시는 지난 4월 '세종∼대전간 광역철도 연결 사전 타당성 조사용역'을 발주했다. 교통량이 급증하는 세종∼대전간을 광역철도로 연결하는 안이다. 현재 대전도시철도 1호선은 유성구 반석역에서 끝난다. 대전 반석역에서 세종시 고속버스터미널 9.7㎞ 구간을 도시철도로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내년 초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지역에선 이를 세종시 대중교통체계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광역철도 연결안은 두 가지 안이 있다. 우선 현재 연결도로와 도시철도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막대한 사업비를 고려하면 비용편익비(B/C)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방식은 현재 연결도로에서 운행 중인 BRT를 도시철도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교통수단으로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방식으로 추진되는 지상트램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역시 BRT 건설에 따른 매몰비용 논란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세종시 '2030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세종시는 장기 계획으로 대전 반석역에서 세종 고속버스터미널을 거쳐 세종시 북부 조치원읍 서창역까지 28.5㎞구간을 도시철도로 연결하는 안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의 BRT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근본부터 흔들 수 있는 구상이다. 물론 세종시는 이에 대해선 일단 손사래를 치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도시기본계획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따져봐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해당 구간 건설비용은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종시 대중교통체계가 변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논란도 본격화하고 있다. 일단 세종시 대중교통체계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행복도시건설청은 "기존 BRT 중심의 대중교통체계에서 변화는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선 광역교통망과 내부교통망을 나눠 보자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광역교통망에 대해선 일단 변화를 검토해보자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내부교통망은 현재 BRT를 잘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자칫 대중교통체계 논란이 내부교통망까지 옮겨 붙을 경우 불필요한 갈등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는 인근 도시와의 광역교통망과 내부교통망을 모두 BRT로 운영하고 있다.
도명식 한밭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대전과 세종, 청주를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을 도시철도로 연결하는 안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부교통망은 현재 BRT를 잘 활용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