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 찬바람 … 증시급락에 상장철회 잇달아

2018-11-13 11:01:28 게재

공모규모 등 급격한 시장 위축 … 새내기주 수익률 저조

국내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상장철회가 잇따르면서 IPO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다. 공모규모가 전년대비 급격히 줄어드는 등 시장이 위축되고 새내기주들의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NH투자증권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IPO시장은 유난히 굴곡이 심했다고 평가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코스닥벤처펀드의 등장으로 수요예측 과열 논란도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들어서는 투자심리의 위축으로 공모 철회를 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공모금액은 총 2조원 정도로 8조원에 육박했던 지난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상장을 철회한 곳은 지난 9일 KMH신라레저까지 총 7곳. 코스피시장의 아시아신탁, 골든브릿지이안제1호스팩, 프라코, 에이치디씨아이서비스, CJ CGV베트남과 코스닥 시장의 카카오게임즈, KMH신라레저 등이다. 이들 기업들이 대다수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공모 계획을 철회했다.


새내기주들의 수익률도 예년보다 낮았다.

최 연구원이 올해 신규 상장한 50개 종목들의 성과를 점검한 결과 주식시장 약세의 영향으로, 상장일 종가의 수익률이 약 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주가부터 20영업일 후 주가 수익률을 계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종목별로 보면 평균인 43%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18개에 불과했다. 종목 간에 차별화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최 연구원은 "IPO투자는 여전히 알파가 존재하지만 등락이 심해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BNK투자증권은 공모규모 축소는 신규상장이 소형주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말 기준 코스피는 11번(5개 완료), 코스닥은 88번(41개 완료)까지 청구서를 접수해 신규상장을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등 상장개수는 2015년 이후 가장 많지만 공모금액은 최근 4년 중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연말에 상장이 몰리는 시장이 특성으로 11월~12월 중순 기간에는 슈퍼위크가 종종 발생하게 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주 4.5개, 7.5개, 7개로 이어지는 수요예측은 자원의 분산효과로 희망공모가 산정이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공모가는 공모희망가의 하단(이하)에서 확정되는 경우가 속출하기 때문에 공모 철회도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증시변동성이 크고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IPO 시장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13일에도 코스피는 미국발 악재에 하락 출발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32.82p(1.58%) 내린 2047.62로 출발한 이후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오전 9시 4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78p(2.1%) 내린 2036.66을 나타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62억원, 1636억원 순매도 중이고 개인만 726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78p(2.35%) 내린 655.04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전날보다 12.30p(1.83%) 내린 658.52로 개장한 뒤 기관투자자의 매도에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29억원, 32억원 순매수 중인 반면 기관은 398억원 순매도 중이다.

이는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애플의 실적 우려와 달러 강세라는 겹악재에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32%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97%, 2.78% 하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애플과 애플 관련주가 하락을 주도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44% 하락하는 등 기술주 전반에 걸쳐 매물이 출회된 점도 부담"이라며 "이는 한국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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