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영향’ 글로벌 빅4 회계사 최고 수입
딜로이트 파트너 평균 연봉 13억원 ... 국내는 감사 강화, 빅4 영업수익 16.57%↑
영국의 브렉시트 영향으로 글로벌 빅4 회계법인들의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딜로이트의 경우 파트너 회계사들의 수입이 최근 10년 내에 최고를 기록했다. 영국의 회계법인들은 회계스캔들로 인해 각종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역설적으로 최고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 빅4 회계법인들은 대우조선해양 사건으로 회계투명성이 강조되면서 감사부문 수익 증가에 따른 영업수익(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9일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영국 딜로이트의 지분 파트너 회계사 699명은 올해 6월 결산을 통해 지난 1년간 평균 88만2000파운드(한화 약 13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전년대비 6% 증가한 것이고,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액수다. 딜로이트의 지분 파트너는 2009년 이후 10년간 평균 900만파운드(한화 약 132억원)의 지분 수익을 받아왔다. 지분 파트너는 일반적으로 연공서열과 성과에 따라 일정 부분의 수익을 가져간다.
6월에 영국 딜로이트와 유럽지역 최고경영자에 임명된 리차드허드슨은 수임료 증가의 일부분이 브렉시트 덕분이라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딜로이트는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관리 지원,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활용에 따른 비즈니스 변혁, 사이버와 같은 중요 리스크 해결 등과 같은 변화하고 도전적인 환경을 어떻게 해쳐나갈지에 대해 공공 및 민간 부분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딜로이트는 급여 파트너를 포함해 1070명의 파트너를 두고 있다.
다른 빅4 회계법인도 비슷하다. 영국 PwC의 파트너는 작년 평균 71만2000파운드, EY 파트너는 69만3000파운드, KPMG 파트너는 60만1000파운드의 수입을 올렸다. 딜로이트는 빅4 중 올해 처음으로 재무결과를 발표했다. 딜로이트 이외의 빅4들도 수입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수입증가는 빅4 회계법인의 반경쟁적 행위와 이해상충에 대한 비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의 경쟁감독기구는 빅4의 감사와 컨설팅 사업 부문의 분할 등 감사시장의 급진적 개혁을 제안했다.
지난해 딜로이트의 컨설팅 부문 수임료 수익은 9억5200만파운드였으며, 세무와 법무 사업부분은 8억6200만파운드, 감사 및 인증 부문은 5억8200만파운드의 수익을 기록했다. 투자사업 부문 매매로 인한 일회성 수익과 환율 변동으로 인해 세금 공제 전 배당가능 이익은 5억8400만파운드에서 6억1700만파운드로 증가했다. 리차드허드슨은 “2019년 재무결과는 사업부문에 걸쳐 실현하고 있는 장기간 투자가 반영된 것이며, 특히 이를 지원하기 위해 감사품질 및 훈련, 테크놀로지, 인재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며 “이러한 투자로 인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으며, 감사사업 부문에 재무성과가 향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규제감독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증시에 상장된 FTSE 350대 기업에 대한 딜로이트 감사 업무의 품질은 하락됐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보도했다.
한편 국내 빅4 회계법인들의 영업수익도 전년 대비 16.75% 증가했다. 삼일회계법인의 영업수익은 올해 6131억원을 기록했다. 6000억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외 빅4의 영업수익은 삼정회계법인(4734억원) 한영회계법인(3360억원) 안진회계법인(324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모두 전년도 영업수익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개정된 외부감사법(신외감법)이 시행되면서 감사보수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내년에 표준감사시간제와 주기적 감사인지정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감사보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수입이 증가하는 만큼 책임도 커졌다”며 “회계사들이 책임 의식을 갖고 회계투명성 강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