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에 널뛰기 하는 소고기 값

2020-06-18 11:27:24 게재

지원금 소진에 정육점 구이류 판매 감소 …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세

코로나19로 인해 각 가정에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진되면서 정육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 15일로부터 한달이 지나면서 정육점에서 가정으로 팔려나가던 소고기 판매가 줄기 시작했다. 정육점 돼지 경매수요도 크게 감소하면서 판매량도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내 한 내 한 정육점.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15일 기준 시황을 보면 국내산 돼지고기는 재난지원금 소진으로 정육점 경매수요가 크게 감소해 지육(뼈만 발라낸 고기)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구이류는 무더워진 날씨와 재난지원금 소진에 따른 소비위축 상태다. 본격적인 여름철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공급량이 남아 시중에 덤핑물량까지 출현했다.

정육류는 햄소시지 원료육의 사용량이 늘어났지만, 그 외에 급식·외식수요가 부진해 등심 냉동재고가 계속 적체되고 있다.

국내산 소고기도 마찬가지다. 가정소비가 줄다 보니 지육가격도 큰 폭 하락했다. 구이류 정육점 판매는 줄었지만, 식당수요는 늘었다. 식당에서는 안심 등심 채끝 특수부위 모두 꾸준한 판매상황이 계속됐다. 가정 수요가 감소한 불고기 등은 적체됐다.

국내산 소고기의 경우 전국 도축두수가 6월초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중순들어 감소하고 있다. 한국 전국 도축두수를 보면 6월 5일 2713두에서 8일 870두로 줄었다가, 9일에는 4687두로 늘었다. 10일에는 4235두, 11일 3914두로 조금씩 줄다 12일에는 2365두로 감소했다.

경락가격도 9일에는 2만481원(㎏)까지 치솟은 후 12일에는 1만7541원으로 내렸다.

정육점은 불황에다 계절적 비수기를 맞았다. 5~6월 재난지원금으로 판매량이 늘어났지만, 6월 중순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구이류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한 정육점 사장은 "재난지원금이 다 소진된 것처럼 갑자기 판매가 줄었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은 8월말까지 다 쓰지 않으면 소멸되기 때문에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가 10일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에 따르면 5월말까지 카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 9조5647억원 가운데 5조6763억원이 소진됐다. 6월 들어 보름간 추가 사용액을 고려하면 전체 재난지원금 13조5908억원 가운데 이미 70% 이상 쓰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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