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생명 보호 못해 사죄"
'정인이 사건' 사과
양천서장·과장 대기발령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고 발생 3개월 만이다.
김 청장은 이날 경찰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서울 양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숨진 정인양의 명복을 빈다"며 "학대 피해를 본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 경찰 최고 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양천서장과 양천서 여성청소년과장도 대기발령됐다. 앞서 경찰은 작년 연말 감찰 조사 결과 해당 과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은 채 주의 처분만 내린 바 있다. 3차 신고 사건의 처리 담당자인 팀장 등 3명과 학대 예방경찰관(APO) 2명 등 총 5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김 청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담당 관계자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생명·안전, 특히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지휘관이 직접 관장하도록 하겠다"며 "반복 신고가 모니터링되도록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을 개선해 조기에 피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에 아동학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국가수사본부와 시·도자치경찰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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