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간 '민주성 회복' 우선
경기 산본고 공간혁신
경기 산본고는 과밀 학교에 가깝다. 해가 갈수록 학생수가 줄어 많은 학교에 남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있지만 산본고는 여전히 학급 수가 44개에 달한다. 여유 교실이 없다 보니 학생들은 늘 쉴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산본고의 학교 공간혁신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김현옥 교사는 "경기도교육청에서 마침 공간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할 학교를 모집한다고 했다. 단순히 건축가가 학교에 와서 그럴듯하게 학교 공간을 바꾸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학교 공간의 민주성 회복이 좀 더 본질적인 취지였기에 교육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한다.
학생들이 학교 공간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일이었다. 학교 곳곳을 살펴보고 변화가 필요한 공간을 학생들 스스로 찾게 했다.
민주시민 교육을 시작으로 공간에 대한 독서 토론, 워크숍이 이어졌고 30여명의 학생들로 '산본고 학생 주도 공간혁신 프로젝트단'이 꾸려졌다.
학생회와 학급회의 등을 거쳐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바꾸고 싶은 공간으로 선정한 곳은 학교 중앙현관과 구령대.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이 공간을 소통과 쉼이 함께하는 '아고라의 광장'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전교생이 참석한 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한 산본고 학생들에게 학교 공간을 바꿔가는 과정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최승빈 학생은 "교육과 공간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알게 됐다"며 "우리가 공간을 만들지만 공간은 또한 우리를 만든다는 명언이 있듯이 앞으로 학생들을 위한 공간 변화를 연구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됐다"고 밝혔다. 이재원 학생은 "가끔 교실이 같은 일을 무한반복하는 공장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학교도 공부할 땐 공부하고, 쉴 땐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히 가꿔나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정연 학생은 "우리 스스로 학교 공간을 변화시켜본 이번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제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이령 학생은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이 바라는 학교 공간으로 바꿔가기 위해 친구들, 선생님과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연습을 해본 게 무엇보다 큰 배움이었다"고 전했다.
정애선 내일교육 기자 as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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