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지킴이 식약처-인터뷰│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이용자 중심 식품·약품 안전 서비스 제공"

2021-03-19 11:43:41 게재

과학적 전문성 갖추고 각계와 협력 강화 … "코로나 백신 안전, 후유증 없는 백신 없다"

국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식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의 안전을 관리하는 일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막중한 국가사무다. 코로나19 대유행 같은 위기 시기에는 더욱 중요해진다. 3월 12일 오후 4시 서울지방식약청에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정처장을 만나 식품의약품 안전 지킴이 식약처의 현황을 살펴보고 식약안전 행정서비스가 보다 더 이용자인 국민 중심으로 제공될 수 있는지 대안을 물었다.


■ 공적마스크가 도입된 지 지난 9일로 1년이 됐다. K-방역에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이 주효했고 마스크 확보에 식약처 등의 역할이 컸다.

비교적 단시간 안에 보건용 마스크를 확보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민들의 저력 덕분이다. 마스크 5부제에 불편하셨을텐데 참고 협조해 초반에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셨다. 정부를 신뢰한 게 큰 힘이었다. 정부가 총력대응한 것도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식약처 직원들이 현장에서 묵묵히 힘을 보탠 것도 도움이 됐다. 현장 일손이 없으면 직접 생산하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감사하다.

김강립 처장│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사회서비스정책관, 연금정책관, 주제네바 대한 민국 대표부 공사참사관,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보건복지부 차관. 사진 이의종

■ 지난해는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지금은 식약처장으로 방역행정을 이끌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방역행정의 장점이 무엇이라 보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메르스 때도 그랬지만 모르는 질병은 두려움을 낳는다. 그 두려움이 사회를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정부가 신속 정확하게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번째는 총력대응이다. 정부 지자체 민간이 이렇게까지 오래 조직적으로 방역을 진행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매일 온라인회의에 몇천명이 연결돼 회의하고 소통한다. 의사소통이 그만큼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번째는 앞선 의료체계라 본다. 의료진 등 의료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특히 건강보험 체제가 뒷받침돼 비용 걱정을 덜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메르스를 혹독하게 겪은 후 질병관리본부를 강화하고 역학조사 매뉴얼을 다듬고 초기 대응 준비를 한 것 등이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

■ 코로나19 백신 도입 관련 식약처가 신속 대응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사례가 이어지면서 접종 후유증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식약처가 허가한 것은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접종 후 아무 이상도 없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아니다.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이상반응은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어떤 백신도 완벽하게 이상반응 없이 안전한 경우는 없었다. 외국에서 승인되었거나 허가된 것을 포함해 두통 몸살 근육통 등 이상반응 없는 100% 안전한 백신은 없다. 심각한 수준의 사망에 이르거나 회복하기 힘든 장애를 일으키는 정도의 중증반응이 일어나는지 봐야 한다. 세계적으로 3억회분 이상 접종했고 우리나라는 1% 정도 접종했다. 중증반응으로 밝혀진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허가과정에서 안전성과 효과성을 철저히 분석했다. 믿고 접종하셔도 된다는 게 허가당국 책임자의 입장이다.

■ 식약처의 기능과 활동이 세계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식약처는 향후 어떤 부분을 강화하려 하는가?

식약처는 기본적으로 규제하는 기관이다. 규제는 부정적이고 혁파하거나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식약처의 규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떻게 규제하느냐가 중요하다. 첫번째는 전문성에 입각한 최첨단 규제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업 시스템을 갖추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번째는 협력하는 조직으로 바뀌는 것이다. 다른 부처 지자체 소비자단체 환자단체 기업 의학계 약학계와도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조금 더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세번째는 소비자 중심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 의료기기 같은 경우 평생 몸 안에 삽입하고 지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몇십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이용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관리가 되어야 한다.

■ 식약처가 확보하고 있는 임상연구 정보를 환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많다.

절박한 상황에 있는 환자들은 개발중인 의약품을 임상시험이라도 해달라고 찾는 경우가 많다. 기댈 곳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될 수도 있다.

2019년부터 임상시험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환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한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보호가 필요한 기업정보도 있다.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제공하려고 한다. 올해부터 공공데이터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단체들의 의견을 확인해보겠다.

■ 의료기기를 삽입하고 있는 사람들의 부작용 경험이나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장기적으로 인슐린 자동주사기나 심장박동기처럼 인체에 삽입하거나 부착하는 제품이 늘어날 것이다. 장기적인 안전성,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의료계의 참여, 환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센터를 운영해 이상반응을 신고하고 체크하는 등 정보를 모으고 제조기업이 이런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유해성이 있을 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 담배와 술의 안전관리를 어떻게 강화할 계획인가?

담배 유해성은 명확하다. 유해하지 않은 담배는 없다. 다만 얼마나 유해한지 어떻게 밝힐 것인가가 숙제다. 식약처는 유해한 정보를 기업으로부터 받아 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업무이다.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 국회에서 더 논의가 되어야 한다.

술은 절주가 목표이다. 세계보건기구도 그렇다. 음주문화는 복지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 식약처는 술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큰 기업은 품질관리하기가 되고 법령에 의해 관리가 되는데, 작은 기업이나 자가제조하는 경우 공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식약처의 일이라고 본다.

■ 개별 건강기능식품이 소비자에게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많다.

식약처 홈페이지 식품안전나라와 의약품안전나라를 통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식품과 의약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식약처가 개별 건강기능식품을 일일이 안내할 수는 없다. 다만 온라인 정보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운영하겠다. 전문적인 상담은 약사 등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

■ 식약처에 엄청난 건강정보가 있다. 생애주기별로 건강정보를 분류해 제공할 생각은 없나?

정부 차원에서 건강정보와 관련 '마이헬스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기부 복지부 등이 관여하고 있다. 가장 큰 정보는 병의원 이용 정보다. 본인 동의를 전제로 빅데이터를 이용해 생애주기별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안 아프게 도와주는 게 최고다. 가족력 유전분석을 놓고 보면 어느 시기에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식품 약품 의료기기 등을 이용한 건강관리 등 식약처가 가진 정보는 그 다음에 연계되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청소년에게 체계적인 건강정보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다음달 청주 소재 고등학교에서 1일 교사를 한다. 안전한 식생활 균형잡힌 식생활 정보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에 필요한 열량 중 당에서 얻는 열량이 10% 이상이면 안된다고 권장하지만 우리 청소년은 그 기준을 넘어서고 있다. 성인이 되면 성인병 비만이 생길 가능성 높다.

■ 기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아직 코로나19가 진행 중이고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사망자수를 비교해보면, 선진국을 포함 다른 어떤 나라보다 방역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들의 힘이다. 올해 국민과 정부가 서로 신뢰하고 힘을 합쳐 집단면역 형성이나 코로나19 모범적인 극복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식약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관련기사]
먹거리 안전정보가 궁금하면?
'3단계 방어망'으로 수입식품 안전 확보
[식약처 발간 '식품안전과 건강'] 고등학생도 바른 식생활 배운다

김규철 김기수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