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 대구교육박물관
학부모 소통과 교육의 장으로 바뀐 박물관
코로나 시대 학부모 교육장으로 '변신' … '부모-자녀 소통프로그램'도 인기
코로나 시대 교육박물관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내며 교육을 통한 삶의 가치를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코로나시대 학부모 교육의 장(場)으로, 학생들에게는 소통과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문명을 박물관을 통해 어떻게 만들어갈것인가를 고민했다. ‘넉넉한 가르침-격대교육’이라는 주제로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대구교육박물관. 전국에 단 세 곳 밖에 없는 대구교육박물관으로 코로나를 피해 학부모와 학생이 몰리고 있다. <편집자 주>
“이곳이 한국전쟁 당시 피난 온 학생들이 공부했던 ‘서울피난 대구연합중학교’입니다.” “1951년 9월20일 개교했고, 1954년 3월31일 문을 닫을 때까지 2830명이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유임숙(대구교육박물관 전시체험 해설사) 해설사가 박물관을 찾은 학부모들에게 한국전쟁 중에도 교육이 어떻게 맥을 이어갔는지 설명했다. 1951년 1.4후퇴 이후 많은 피난민이 대구로 몰려들었고, 교육을 중단하지 않은 대구교육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훈 시인이 작사한 당시 교가도 복원했다는 말에 학부모들의 시선은 유물에 꽂혔다. 특히, 이 학교를 다녔던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시인 마종기 선생의 흔적과 유물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6.25라는 한국전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제3의 눈’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대구교육박물관은 상시전시장과 고고학발굴 체험, 크로마키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놓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 박물관의 힘, 교육을 통한 역사 바로보기 = 해설사가 설명을 이어갔다. 연경서원의 출석부라고 할 수 있는 ‘통강록(조선 선비들의 생활기록부)’, 서포 김만중 선생의 평론집인 ‘서포만필’ 필사본, 송촌 지석영 선생이 펴낸 우리나라 최초의 영어교재 ‘아학편’에 대해 소개하자 학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일제강점기인 1937년 2월18일부터 12월12일까지 경북여고 2학년 여학생(소심)이 11개월 동안 일본어로 쓴 일기장 ‘여학생일기’를 소개했다. 이 일기장은 한국판 ‘안네의 일기’로 불릴 만큼 유명한 유물로 전해지고 있다. 일기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어 사용과 신사참배 강요,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들을 환송하고 위문품을 만드는 과정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대구사범학교 항일 동아리 문집인 ‘반딧불’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1960년 2월28일 이승만 독재에 항거한 한국 최초의 민주화운동 유물도 접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박물관에 마련된 유물과 자료 전시실 7개, 체험실 5곳을 둘러보며 70년 전 역사 속을 넘나들었다. 박물관 투어 마무리로 ‘학부모 역사 인문학 특강’에 참여했다. 김정학 박물관장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역사 이야기’ 인문학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 관장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역사를 넘나들며 교육의 가치를 세웠다. ‘대구의 보물은 다 어디로 갔을까?’ 대구에서 사라진 국보급 보물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구미에서 출토된 금동불상 3점이 국립박물관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을 설명했다.
지역역사의 왜곡과 누락, ‘대구읍성’이 자갈마당으로 변한 역사를 설명하자 학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에 적었다. 나라경제와 백성 살림을 배려한 대구읍성은 실학사상이 담긴 축성으로, 수원화성 모델이 됐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증언이다. ‘달성공원과 구계 서침’을 설명하자 무릎을 치는 학부모도 보였다. 60억원짜리 순종 동상(일본군 군복 입은)이 달성공원에 왜 버티고 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박물관을 학부모 소통과 교육의 장으로 = 대구남부교육지원청이 교육박물관과 손잡고 ‘학부모교실’을 마련했다. 3월부터 총 5회에 걸쳐 학부모 인문학 특강과 가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예상은 적중했고 코로나로 인한 답답함과 불안증을 털어내기에 충분했다. 듣는 프로그램에서 교실 밖 체험형으로 구성해 학부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냈다. 교육박물관이라는 지역 기관과 협업해, 예산은 줄이고 효과성은 높인 것이다.
지역역사와 문화를 다시보고 자녀와 함께 실천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승화시켰다. 주말프로그램으로 가족단위 참여가 가능한 ‘가족 소통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다. 6~7세 유치원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 소통 ‘동상동몽’ △역사체험 ‘출발~ 고고학여행’ △해설사가 있는 ‘박물관 투어’ 등 체험형 교육으로 묶었다.
학부모교육에 참여한 김희영 씨는 “대구에 살면서도 이런 역사가 숨겨져 있는 줄 몰랐다. 그동안 건성으로 지나쳤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역 유산이고 보물인지 알게 됐다.”며 “올바른 역사교육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데 많은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여는 대구남부교육지원청 홈페이지(http://www.dgnbe.go.kr)나 053)234-0136으로 연락하면 안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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