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눈으로 보는 박물관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박물관 목표"

2021-04-20 11:47:03 게재

학부모 눈높이 맞추면 '문화지수' 높아져

“교육박물관에 눈높이를 맞추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고학(考古學)보다는 고현학(考現學)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봐야 미래를 진단할 수 있다.”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은 울림이 있는 역사교육을 강조했다.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와 박물관의 역할’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최근 박물관에 대한 고정관념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 단순히 전시회나 눈으로만 보는 박물관이 아닌, 체험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박물관을 꿈꿨다고 설명했다. “눈높이를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에게 맞추니 지역사회 문화지수와 부모들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소통하고 통섭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현장도 박물관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역사를 통해 존재감을 깨닫고 책임감을 느끼며, 정의감을 키우는 공간도 박물관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10년 동안 세계 유명 박물관 36곳을 답사했다. 박물관 나름 역할과 표현의 방법이 다르지만, 표절이나 왜곡을 포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답사 결과로 학교 밖, 교과서 밖의 역사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남 순천 뿌리깊은 박물관과 중국 베이징 루쉰박물관을 둘러보고 ‘심장은 뛰었지만 마음은 편했다’고 회고했다. 경기 광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거듭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아픈 역사의 트라우마’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전쟁박물관 무명용사의 묘에서는 ‘잊을 수 없는 슬픔을 기억하는 두 가지 방식’을 깨달았다. 그리고 대구교육박물관에서 ‘학창, 추억은 머무르고 마음은 통했다’는 답을 구했다.

◆ 전시 박물관 고정관념 깨야 =“역사를 오래된 미래라고 하는데, 교육박물관의 역할과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특히, 고정관념을 깨는 박물관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 혁명을 부르짖지만 인공지능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을 박물관이 풀어줄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역사를 알면 자신의 좌표를 알 수 있고, 존재감 책임감 정의감을 심어주어 민주시민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박물관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성을 일반화시키는 콘텐츠개발과, 방문자의 상식선을 높이는 교육효과의 황금비율을 찾아야한다고 설명했다. ‘유물전시+체험+학부모교육+특강’을 묶는 컨텐츠 효과를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적 박물관’, ‘교육을 위한 박물관’의 기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교육 파워 발전소’ 역할을 강조했다. 차세대와 호흡할 수 있는 공감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박물관의 순기능을 극대화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교육과 연관된 기증유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추억을 매개로 하는 세대 간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1세기 지역교육의 혁신을 대구교육박물관에서 볼 수 있도록 큰 스크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편액 한자 풀이 책으로 묶어 = 김 관장이 펴낸 ‘대구문화재 편액(扁額)이야기’는 대구 경북 지역에서 큰 화제를 불렀다.

옛 관청과 서원 향교 고택과 사찰에 걸린 ‘편액’이 한자로 되어 있어 방문자들이 정확한 개념과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김 관장은 대구 경북지역 90여개의 편액에 담긴 180자(한자)의 음과 훈을 직접 쓰고 익힐 수 있도록 책으로 엮었다.

팔공산 ‘봉서루’를 중국음식점으로 착각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대구교육박물관을 찾는 시도교육청이 늘고 있다. “전국에 널린 게 폐교다. 이를 통해 교육박물관을 만들겠다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교육박물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의 가치, 문화의 가치, 역사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며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지속가능한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역사회 자원과 공유하고 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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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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