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하청노동자 38명 숨진 '한익스프레스'

2021-04-29 15:04:52 게재

산재사망대책마련 캠페인단 … 오뚜기물류·포스코 2위, 쿠팡 특별상

지난해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로 노동자 38명을 숨지게 한 발주처 한익스프레스가 시민·노동단체가 뽑은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다.

2021 최악의 살인기업은 '한익스프레스'│산재사망대책마련공동캠페인단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2021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노동건강연대 등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과 이정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28일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1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그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은 고용노동부의 '2020년 중대재해 발생보고'를 기초로 작성했다.

캠페인단이 뽑은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1위는 한익스프레스였다. 지난해 4월 29일 경기 이천 소재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 화재로 하청노동자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8년 노동자 40명의 목숨을 앗아 간 코리아2000냉동창고 화재사고와 '판박이'였다.

캠페인단은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뿐만 아니라 시공 원청사인 건우는 무려 9곳 업체에 재하청을 맡겼다"며 "다단계 하청구조를 만든 책임은 바로 발주사의 안전책임 방기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단계 하청구조는 하청업체로 하여금 수익성 때문에 공사기간 단축 압박을 받게 하고 안전관리도 소홀히 하게 한다"며 "이는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다수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입건됐다는 점에서 다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과 특수관계다. 전신이 한화그룹 계열사였다가 분리된 삼희통운이다. 주거래처가 한화솔루션 한화토탈 등 한화 계열사다.

캠페인단은 공동 2위로 같은해 7월 경기 용인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오뚜기물류서비스와 7∼12월 추락·폭발 등 산재가 발생한 포스코를 꼽았다. 두 기업의 중대재해로 노동자 각각 5명이 숨졌다.

또 공동 4위로 GS건설·창성건설·현대건설·현대중공업(각 4명 사망)을 선정했다. 공동 8위로는 SK건설·금호산업·두산건설·대우건설·오렌지엔지니어링·현대엘리베이터(각 3명 사망)가 선정됐다.

이들 13개 기업 중 9개가 건설사였다. 산재사망자 82명 가운데 포스코 2명과 현대중공업 2명을 빼면 모두 하청노동자였다. 캠페인단은 "발표된 명단에서 사망자의 96.3%가 하청노동자"라며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은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을 받았다. 캠페인단은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쿠팡이 거대기업으로 커나가는 과정에서 2020년에만 쿠팡에서 4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지고 산재신청 239건이 있었다"며 "쿠팡은 산재신청에 '노동자 탓하기'로 일관하며 불인정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했으나 의견서를 낸 사안 중 77.9%가 산재로 인정됐다"고 강조했다.

캠페인단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지만 올해에만 벌써 149건의 중대재해로 노동자 151명이 숨졌다"며 "노동자·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에 눈이 멀어 중대재해를 예방하지 않고, 기업의 최고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현장이 바뀌는 변화는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캠페인단은 2006년부터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발표해 산업재해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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