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과 신산업 발전 위한 산학협력 생태계 조성

2021-06-08 12:13:09 게재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신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공급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산업정책이자 장기적 성장의 필수 요소다. 1980년대 초반 전자공학과의 대대적 증원은 이후 우리 반도체산업의 르네상스를 가능케 했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도 바이오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이끈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 신산업 관련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한다. 한국경제연구원(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 인력부족률은 29.5% 로 나타났다. 산업현장에서는 신산업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지원’(14.29%)보다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19.05%)을 호소(전경련, 2021)한다.

양적 미스매치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의 문제도 심각하다. 신입직원 채용 후의 재교육 비용 부담에 기업은 경력직 중심의 수시채용 추세로 돌아서고 이는 다시 고용시장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 위기와 지역산업의 쇠퇴문제도 산업인력 수급의 양적·질적 미스매치 해결과 산학협력 활성화 없이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융합과 연결, 개방과 협력의 4차산업혁명시대에 혁신기술과 기존 산업체계가 조화롭게 융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고 확산할 혁신인력이 중심에 서야 한다. 수요자인 기업 니즈를 고려한 교육제도 개편과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공대 교육과정 개편해 미래산업 인력 공급

최근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희망적인 움직임이 있다. 작년 창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제조융합전공학과를 신설했다. 스마트제조업 수요에 대응할 고급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 이 학과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14.6:1이나 됐다. LG전자 SK네트웍스 다쏘시스템 등 다양한 대·중견기업과 협업해 강의·현장실습을 병행해 실무특화 융합형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해 기업뿐 아니라 학생들도 이러한 기업 연계 교육 수요에 목말라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각종 연구장비의 산업체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장비실명제를 도입, 장비 운영 전문인력을 확충한 결과 지난해 전국 최고 수준의 장비활용률과 수십억원의 이용 수입을 올린 바 있다.

이런 사례들은 향후 산학협력의 방향을 보여준다. 정부와 대학이 미래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적시에 인력을 공급하고, 장기인턴제 도입 등 현장실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대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과 대학의 어려움을 고려해 정부가 충분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산업부는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산업기술인력수급 전망체계를 구축해 핵심 분야 인력양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우수한 산학협력 교육모델을 전국 공과대학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어려움 극복과 동시에 수요부처 입장에서 교육부 고용부 등과 협력해 적극적인 공과대학 혁신과 산업 중심의 협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과 인재, 여전히 중요한 핵심 자원

연암 박지원은 ‘옛것에 토대를 두되 변화시킬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법고창신’을 얘기했다. ‘산학협력’은 일견 과거의 레토릭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술과 인재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우리나라의 핵심 자원이자 미래를 견인할 성장의 두 수레바퀴다. 대학과 기업이 신산업 창출과 혁신의 중추로 협업하며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