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일제 첫 '현장점검의 날'

"추락·끼임사고 미리 준비하면 막을 수 있어요"

2021-07-14 19:39:13 게재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직접 불시점검

28일엔 제조업 '끼임' 위험요인 현장 확인

14일 오전 9시 10분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은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하고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청)을 출발했다. '산재예방 순찰차'(패트롤카)를 타고 20여분을 달려 신당동의 한 다가구주택 신축현장에 도착했다. 변경록 근로감독관과 이진원 안전보건공단 서울북부지사 부장이 한팀을 이뤄 추락사고 위험사업장을 불시점검하는 현장이다. 이날 불시점검은 산업안전보건본부 출범 후 7월부터 격주로 실시하는 첫 '현장점검'이다. 여기에 박 차관이 직접 출동한 것이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사진 왼쪽에서 3번째)이 14일 '산재예방 순찰차'(패트롤카)를 타고 서울 중구 신당동 한 다가구주택 신축현장에 출동해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불시점검을 하고 있다. 이날은 전국적으로 실시한 건설업 추락 위험요인 '현장점검의 날' 첫날이었다. 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이 사업장은 지상 5층 규모였다. 공사금액 7억8000만원의 작은 건설현장으로 철근콘크리트 골조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박 차관 팀은 현장을 구석구석 돌며 작업발판, 안전난간, 추락 방호망 등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점검했다. 설치되지 않았거나 불량한 지점인 개구부 추락경고 표시 등 3건에 대해 현장소장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현장 스스로 예방조치를 할 수 있도록 현장소장에게 안전수칙과 자율점검표도 전달했다.

불시점검을 마친 박 차관은 "추락은 미리 준비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라며 "특히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빈번하므로 각별한 관심과 철저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 현장점검을 통해 사업장의 안전관리 상황을 확인하고, 미비점은 시정을 요구하고 불량현장은 산업안전보건감독으로 연계해 행정·사법조치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산재사고 사망자 882명 가운데 건설업이 458명으로 절반 이상(51.9%)을 차지했다. 제조업은 22.8%인 201명이었다. 건설업의 경우 '추락사고' 사망자가 236명으로 건설업 산재사망자의 51.5%에 달했다. 공사규모별로는 87.3%가 120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거나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아 발생했다. 제조업에서는 안전시설 미비와 잘못된 작업방법 등으로 발생한 '끼임사고'로 60명(29.9%)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추락·끼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일제점검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고용부는 일제점검에 산업안전보건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점검인력 등 1800명을 투입한다. 전국 건설업·제조업 사업장을 7월 셋째 주부터 격주로 '현장점검의 날'을 지정해 점검한다.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건설업 추락사고 사망자는 791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72.7%(575명)가 비계 외벽작업, 지붕설치, 달비계(밧줄에 매달린 비계) 작업 등 위험작업에서 발생했다.

건설현장의 이러한 위험작업이나 철골·트레스, 개구부·단부, 계단·사다리 등이 주요 점검대상이다. 고용부는 △안전난간 작업발판 등 안전시설 △추락방호망 또는 안전대 부착설비 등을 갖췄는지 살핀다. 또 △안전모 안전대 등 개인 보호구 착용 여부도 점검한다. 특히 달비계 사용 등 추락위험이 높은 고소작업을 진행할 때 작업용 로프와 별개로 구명줄 등을 설치·착용하는지도 점검·지도한다.

28일 두번째 현장점검의 날에는 제조업 사업장에서 끼임사고 위험 요인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집중점검 대상은 △컨베이어벨트 △사출성형기 △산업용 로봇 등 위험한 기계·기구와 이들을 정비·보수하는 작업이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제조업에서 발생한 끼임사고 사망자는 201명이다. 이 가운데 65.7%(132명)가 정비·보수작업 중 사고가 발생했다. 47.5%(95명)는 위험한 기계·기구 작업 도중 사고로 숨졌다.

고용부는 작업자가 위험한 기계·기구에 끼이지 않도록 원동기·회전축 등에 덮개 등 안전설비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점검한다. 또 정비·보수작업을 할 때에는 반드시 운전을 정지하고 기동장치에 잠금조치, 표지판 설치 등의 조치를 하도록 점검·지도한다. 특히 지게차에 후진경보기와 경광등을 설치하거나 후방감지기 등 후방을 확인할 수 있는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자격을 갖춘 사람이 취급하는지도 점검한다.

한편 13일 5시 30분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장 1공장에서 지붕을 수리하던 하청업체 정 모(44)씨가 추락해 숨졌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철제 골함석 아래 얇은 합판이 있었지만 추락을 막지 못했다"며 "추락방지망이 없어 25m 아래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10일 충남 한일시멘트 공주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같은날 고용부는 안전관리자의 안전지도, 사업주의 이행 여부 등 조사에 들어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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