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IOC·독도 관련 보도

"IOC 이중잣대, 일본기업들 후원 탓" … 군국주의 본질 꿰뚫는 기사도

2021-07-14 12:13:20 게재

이코노미스트 "일본 군국세력 결집 목표" 비판

도쿄올림픽을 주최하는 일본의 영토 도발과 이에 대응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이중잣대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대개 기계적 중립을 지켰다. 독도를 둘러싼 오랜 연원의 한일 갈등이 올림픽 지도를 계기로 다시 점화되고 있다는 것.

"일본과 IOC는 올림픽정신 훼손말라"│15일 오후 서울시의회 정례회 본회의를 마친 의원들이 도쿄올림픽조직위 홈페이지 독도 표기와 관련해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행위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초 '한국, IOC에 일본올림픽 지도 항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우리(한국정부)는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삭제하기로 결정했지만 일본은 타국영토를 자국 소유로 그려넣었다"는 한국정부 관계자의 발언과 "정치적인 의도는 없으며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이 들어간 지도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는 일본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동시에 소개했다. 그러면서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역사적 갈등을 간략히 소개했다.

이경구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은 13일 주한 일본 국방무관인 마쓰모토 다카시 대령(사진)을 초치, 독도 관련 내용에 항의했다. 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올림픽과 IOC 관련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는 지난달 말 '한국, 도쿄올림픽 지도 갈등에 IOC 답변에 깊은 유감 표해' 제목의 기사에서 "IOC는 '순수하게 지형적인 표현으로 그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다'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했다"며 "한국정부가 추가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안보와 어업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섬을 중요시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IOC의 이중잣대를 꼬집는 보도도 있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한국 도쿄올림픽 지도에 격분' 제목의 한국통신원발 기사에서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IOC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와는 다른 이중잣대를 들이댔다"고 지적했다.

디플로맷은 "당시 한국정부는 '정치적 이슈와 스포츠를 분리해야 한다'는 IOC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한국 시민들과 비정부기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지만 유연한 태도로 IOC와 올림픽이 정치적 이슈로 훼손되는 것을 막았다"며 "당시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삭제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한 인물이 바로 일본의 현 총리인 스가 요시히데지만, 3년 뒤 일본은 IOC와 올림픽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플로맷은 또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결정전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을 2대 0으로 제쳤다. 기쁨에 겨운 나머지 한국의 박종우 선수가 관중이 건넨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을 돌았다. 이에 대해 일본이 강력 항의했고 박 선수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벌금과 경기참여 금지라는 처벌도 받았다. 수개월 뒤 IOC는 "그 행동은 우발적이었다. 정치적 행동으로 볼 수 없다"며 박 선수에게 동메달을 수여했다.

이 매체는 "일본은 독도와 관련된 이벤트들에 지속적으로 한국정부와 IOC에 항의했다. 하지만 이번 도코올림픽의 경우 한국측의 요구에 대해 그 어떤 자제심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디플로맷은 또 'IOC의 이중잣대는 올림픽 후원기업 때문'이라는 서 교수의 발언을 전하며 "지난 3년 평창올림픽과 도쿄올림픽을 포함한 국제스포츠행사에 공식후원을 한 기업 13곳 중 한국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한 데 반해 일본은 브리지스톤과 파나소닉, 도요타 3개 기업이 포함됐다. 일본기업들은 도쿄올림픽 톱티어(제1선) 후원금의 1/4을 차지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웃국가를 헤아리지 않는 일본정부의 도발을 '군국주의자들의 결집 신호'로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올림픽 강행하려는 일본의 충동'이라는 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1940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30년대 열띤 로비를 벌여 개최권을 따냈지만 중국침략 등으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결국 1964년 올림픽을 성대히 치르면서 세계무대에 민주적인 방법으로 등장했다"며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는 것을 보여주고자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개최를 강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올림픽 주최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는 민감한 민족주의와 결합되면서 지역 내 충돌을 빚을 수 있다. 일본은 올림픽 성화 공식지도에 한국이 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넣었다. 한국은 지도 수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면서 "일본정부는 집권당 내 상당수에 달하는 영토수복론자들을 집결시키기 위해 독도라는 개호루라기(dog whistle)를 불고 있다. 이들은 한국 점령을 포함해 군국주의 시절 일본이 사과해야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자극할 것을 알면서 그랬을 것이다. 일본 극우파는 악화된 양국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위험한 민족주의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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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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