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 사라진 친문 표심, 선택 갈림길

2021-07-22 12:02:42 게재

김경수 지사 유죄, 여권 지형변화 불가피

민주당, 부·울·경 정치적 교두보 "흔들

대선 경선 국면, 분화·쏠림 전망 엇갈려

'친문 적자'로 평가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이 여권의 권력지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시장에 이어 김 지사가 퇴장하게 돼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의 한축인 영남권의 정치적 교두보가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지난 대선과정의 댓글 사건으로 중도하차 한 것 또한 타격이 크다. 김 지사의 지지를 통해 친문 표심을 얻으려던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권내 친문을 결속할 수 있는 고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곧 벌어질 본경선에서 각 후보진영으로 분화하거나 혹은 '친문 성향 후보'로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을 수용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21일 한 방송토론회에서 "'드루킹'이라는 사람의 조직 확대를 위해서 활용된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집권당 대표로서 송구스럽다"고 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김 지사가 진행해온 부울경 메가시티, 가덕신공항 등 여러 구상을 차질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잇단 중도하차가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을 부추길 것을 우려한 입장으로 보인다. 당장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치명상을 입은 보수야권은 드루킹 사건을 '대선 부정사건'이라며 여당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법원 결정에 대해 수용입장을 나타낸 것과 달리 여당 대선주자들은 판결의 부당함에 무게를 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017년 대선은 문재인 캠프가 불법적 방식을 동원해야 할 이유가 없던 선거"라고 반발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드루킹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유죄를 판단한 것"이라고 했고, 김두관 의원은 경남도청을 직접 방문해 "김경수의 빈자리를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친문세력의 구심이면서 영남권 차차기 주자의 위상을 갖고 있던 김 지사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 입장이다. 당장 친문표심의 향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친문그룹의)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결속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며 "친문성향 후보가 누구인가를 더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말이다. 반대로 '정권재창출' 쪽으로 이동해 이재명 지사가 득을 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구심점이 사라진 이상 당선 가능한 쪽으로 이동해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친문 세력이 이미 분화된 이상 결국 1위 후보에게 집중하게 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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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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