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시가총액 장중 40조원 돌파

2021-08-09 11:21:21 게재

KB·신한금융 합친 규모에 육박 … 기존 금융사들 속내 복잡, 꼬마뱅크 설립 주장도

카카오뱅크 주가가 거래시작 이틀째도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기존 금융지주사 선두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자산과 순이익 규모 등 기업의 덩치에서 수십 배나 큰 기존 거대 금융사들이 주식시장에서 굴욕적인 모습이라는 평가다.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이 9일 오전 장중 40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0% 이상 급등해 주당 8만5000원을 넘어서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으로는 40조7161억원에 이른다. 이는 KB금융(22조378억원)과 신한금융(20조1732억원)의 시가총액을 합친 수준과 맞먹는 규모이다.


카카오뱅크의 이러한 지표는 기존 거대 금융사에게는 충격적이다. 자산규모와 순이익 등 모든 재무지표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재 주가가 다소 비정상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가능해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는 26조6500억원으로 KB금융(610조6722억원)과 신한금융(605조2341억원)은 물론, 하나금융(460조3133억원)과 우리금융(399조810억원)에 비해 20~30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도 카카오뱅크는 1136억원에 불과하다. KB금융(3조5023억원)과 신한금융(3조4981억원)에 비해서는 1/30 수준이고, 하나금융(2조6849억원)과 우리금융(1조5152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다. 기업실적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주당순이익과 주가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도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다. 카카오뱅크의 PER은 277.35배로 동종업종의 주가수익비율(5.11배)보다 50배 이상 높다.

카카오뱅크가 주가가 연일 폭등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기존 금융사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상장이 금융업 전반에 대한 영역확장에 기여한 바가 크다"면서 "카뱅 상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기존 금융회사들도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속내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도 드러낸다. 결국 은행업이라는 한계로 향후 수익모델 등에서 어려움이 따르고, 주가도 조정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카뱅을 은행이 아닌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면서도 "카뱅은 카카오와 다르다. 은행 앱이 할 수 있는 사업의 영역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곧 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의 전망이 최근 BNK투자증권 리포터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BNK투자증권 보고서는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이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재의 주가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기존 은행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중심으로 새로운 규제혁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흐름도 강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른바 '꼬마뱅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규모별, 업무단위별 인가요건을 차별화하는 새로운 진입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사업자를 포함해 은행산업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진입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연구원은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벤처투자 전문은행 등과 같이 이른바 '꼬마뱅크'의 설립을 기존 은행에도 허용해 시장 참가자간 공정경쟁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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