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등 중국 IT기업, 요식업 투자 '열기'

2021-08-24 11:22:35 게재

오프라인 외식업에 70억위안 이상 투입 … 인터넷 사용자수 증가 둔화에 새 성장엔진 확보 목적

중국 정부가 내수를 강조하면서 소비가 장려되자 요식산업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IT 대기업들이 외식 브랜드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일 중국 제일재경은 "최근 오프라인 외식업종이 신소비의 필수 요소가 되면서 텐센트, 바이트, 메이퇀, B잔 등이 모두 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면서 "중국의 IT 대기업들은 식음료 신소비 분야에 31차례에 걸쳐 총 71억5600만위안(약 1조2900억원)이 넘게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는 새로운 스타일의 차에 대해 관심이 많아 차음료 브랜드 '시차'(Hey Tea), 커피 브랜드 팀스 커피 등에 투자했다. 사진은 지난해 중국 우전에서 열린 세계인터넷컨퍼런스(WIC)에 참가한 텐센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신문은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 사용자 수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인구 증가를 통한 자연성장 효과도 사라지면서 인터넷 기업들이 오프라인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는 지난해부터 커피, 차, 주류 등의 외식 브랜드에 총 7차례에 걸쳐 8억7200만위안을 투자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바이트댄스 본사 모습. AFP=연합뉴스

IT기업들은 오프라인 외식 사업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텐센트와 바이트댄스(바이트)의 투자는 더 빈번하고 금액도 상대적으로 크다. 메이퇀이 가장 먼저 투자를 시작했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관심을 덜 기울였다. B잔은 젊은층을 겨냥한 독특한 투자 스타일로 단순히 유명 브랜드만을 좇지는 않는다. 반면 징둥닷컴, 알리바바, 바이두 등은 아직 관망중이다.

텐센트는 2021년 현재까지 164차례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해 투자횟수인 127차례를 넘는 것이다. 오프라인 요식부문에서도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텐센트는 요식업 신소비 분야에 총 8차례 투자했고 그중 7번이 2021년에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텐센트는 새로운 스타일의 차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올해 7월에는 차음료 브랜드 '시차'(Hey Tea)에 총 33억800만위안을 투자했다. 새로운 스타일 커피 분야에서는 팀스 커피, algebraist 커피가 있다. 또 면요리 체인 브랜드 '허푸라오?x'과 '성샹팅'에도 1억위안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투자 스타일 측면에서 텐센트는 체인 브랜드와 선두 브랜드를 선호한다. 요식업 신소비 업종의 우수성 정도는 여러 도시에서 복제 및 확장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체인 브랜드는 지역을 넘나드는 데 유리하고 선두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수년 동안 독점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바이트는 커피, 차, 주류 등에 총 7차례에 걸쳐 8억7200만위안을 투자했으며 이 투자는 모두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이뤄졌다. 바이트는 올해 상반기에 총 44차례 투자를 진행했으며 그 중 5차례가 요식 분야였다.

유형별로 보면 바이트는 새로운 차, 새로운 커피, 새로운 술을 선호한다. 라임음료 브랜드인 '닝지', 커피 브랜드인 '매너커피', 주류쪽은 '호우쉐지우예' 등에 투자했고 훠궈 식자재 마트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주목할 것은 바이트가 거대한 유니콘 회사라는 점이다. 신경보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11만명 이상의 직원이 있으며 바이트 내부에는 '바이트티', '바이트커피' 등 음료 브랜드가 있다. 바이트는 직원들의 복지 향상과 함께 직원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이 브랜드를 외부로 진출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메이퇀은 지역 생활에 기반을 둔 대기업으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메이퇀은 '기술 컨트롤'에 집중하면서, 요식 시스템의 정보화 투자에 중점을 뒀다. 이에 대한 입지를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요식 산업 투자를 서두르지 않았다.

2018년 메이퇀은 선두 브랜드를 목표로 '시차'(Hey Tea)와 '싱푸시빙'(Happy Cakes) 투자에 참여했다. 메이퇀은 올해 2차례 투자했는데 5월에는 바이트와 마찬가지로 '매너커피'에 투자했고 8월에는 만두 프랜차이즈 투자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빌리빌리(중국판 유튜브)는 중국의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B잔'이라고도 불린다. 빌리빌리는 외식 분야 투자 스타일도 젊은층을 겨냥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시범 삼아 찰리스 핑크버거와 SEngine 커피에 투자했는데 이는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상하이 인플루언서 관련 브랜드였다.

B잔은 앞서 '인생 한 꾸러미', '삶은 보글보글'라는 미국식 다큐멘터리를 성공적으로 제작한 바 있다. 그 후 구이전문점 '인생 한 꾸러미'를 상하이에 상륙시켜 계속 확장하고 있다. 2021년 초에는 '삶은 보글보글'이라는 이름의 훠궈전문점을 상하이에 열었다. B잔은 인터넷 셀럽 쇼핑몰의 반짝 행보와 달리 젊은 층을 겨냥해 문화적 몰입도를 높여 사용자 체험을 늘리는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요식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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