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이 알아야할 학교생활

진로탐색이 고민인 고1의 학교생활

2021-09-15 11:49:04 게재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관심사 파악은 중요 … '적성에 맞는 직업' 모색해야

학생부 종합 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든 아니든, 고1 학생들은 과목 선택을 놓고 한창 고민이 많을 시기이다. 본인에게 맞는 계열이나 학과, 더 넓게는 희망 진로 선택 앞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긴 하지만 교과 내신과 수능 과목 선택에서는 여전히 인문과 자연 계열의 구분이 존재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입시 공학적 측면에서 최소한 어느 정도의 방향성은 필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대입을 치를 때 당황하거나 후회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것 같아 고민인 고1이 꼭 알아야 할 학교생활, 더불어 그 시기를 잘 넘긴 대학생 선배의 경험을 되살려 따뜻하고 구체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이미지투데이

 

진로 고민이 시작되는 고1. 아직 구체적인 진로나 진학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내 관심사가 무엇인지부터 질문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찾다보면 결국 진로나 꿈이 구체화된다.

김상근 서울 덕원여고 교사는 "학교 활동이나 수업에 자신의 관심사를 중심에 놓고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며 "이 활동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한번 더 생각하는 신중함과 여유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요즘은 유튜브나 책, 각종 미디어 등을 활용해 내 관심 분야에 대한 정보를 무궁무진하게 접할 수 있는 시대다. 대입 성공사례나 인터뷰 기사 등을 읽으며 내 상황에 접목해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대입보다 관심사에 기반한 학교 활동 = 정시 비중이 확대되긴 했으나 고1의 2024 대입 역시 학생부 종합전형을 배제하고 준비하긴 힘들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학생부 종합전형 준비의 지름길'이라는 인식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다만 대입에 유리할 것 같은 천편일률적인 활동이 아니라 내 관심과 흥미에 기반한 의미있는 활동이 종합전형 평가에서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

이미경 충남 대천고 교사는 "희망하는 진로나 학과가 없다면, 학생의 관심 분야 안에서 학교 활동을 할 수 있게 지도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학생의 경우, 자동차의 역사나 자동차의 구조, 자동차 마케팅 등에 대해 자료를 찾아 보고서를 써보는 활동을 추천하는 식"이라며 "학생의 상황에 맞춰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런 활동을 1학년 때 폭넓게 해두면 2, 3학년에 올라가 진로 방향을 잡기가 한결 수월하다. 다양한 학과로 지원하는 데도 무리가 없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자율동아리의 경우도 학생부에 기재 가능한 내용은 줄었지만 관심 분야에 대한 간접경험의 기회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진로를 찾는 데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만나 직업으로 = 희망 진로가 아직 없다고 진로에 대한 강박을 갖지는 말자. 유연한 태도를 갖는 편이 더 낫다.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는 "고1 시기에 진로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있다면 관련 분야로 선택과목을 정하면 되고 설혹 없더라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으로 결정하면 된다"며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를 땐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두 요소가 2차원적으로 만나는 지점을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 보면 된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것에서 직업 분야가 결정되고 잘하는 것에서 직무가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축구를 좋아하고 수학을 잘한다면 축구 데이터 분석가를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별 전공 연계 권장 과목 참고하면 도움 = 진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학생은 적성과 진로에 맞게 교과목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일선고교에서는 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고1 학생의 선택과목 상담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을까.

정제원 서울 숭의여고 교사는 "문·이과 통합교육이긴 하나 대입지원 측면에서 보면 인문계열 희망 학생들을 위한 이수과목, 자연계열 희망 학생을 위한 이수과목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그 틀 안에서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문과 자연 중 어느 한가지 계열로 구분한 뒤에는 인문 사회 자연 교육 공학 자연 의학 예체능 등 세부계열 안에서 다시 결정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각 대학이 발표한 전공연계 권장과목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울대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비롯, 국민대 명지대 서울여대 숭실대가 공동으로 펴낸 '2015 개정 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학생부 종합 전형 준비를 위한 선택 교과목 가이드북' 등에 관련 내용이 있다.

◆활용 범주 넓은 과목 위주로 = 국민대 등 4개 대학 발표 자료는 '경영경제' 분야의 경우 연계가 많은 과목으로 '독서' '문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영어Ⅰ' '영어Ⅱ'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논술' '경제수학' 등 총 13과목을 제시했다.

하지만 '언어문학' 분야는 '독서' '문학' '영어Ⅰ' '사회·문화' 등 4과목에 불과하다. 같은 인문계열이지만 언어문학 분야에 비해 경영경제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이 고려해야 할 선택과목이 상대적으로 많다.

자연계열도 마찬가지다. 최근 서울대가 발표한 전공연계 권장과목에 따르면 '지구과학Ⅱ'를 핵심 권장과목으로 제시한 학과는 지구환경과학부가 유일하다. 반면 '물리학Ⅱ'는 기계공학부 전기·정보공학부 화학생물공학부 등 대부분의 공과대학 모집 단위에서 핵심 수강 권장과목으로 제시했다.

김용진 서울 동대부여고 교사는 "진로가 불분명한 학생일수록 나중에 진로를 구체화하는 단계에 대비해 활용 범주가 넓은 과목 위주로 택해야 한다"며 "자연 계열 학생이라면 서울대 등 주요 대학에서 활용 범위가 넓은 '물리Ⅱ'와 '화학Ⅱ' 중심으로 수강하는 게 좋다. 특히 수학 교과는 여건만 허락한다면 가급적 많은 과목을 수강할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진로 약할수록 선택과목 신중하게 = 전공 분야를 못 정했더라도 큰틀에서 인문이냐 자연이냐 계열에 따른 과목 선택을 해야 할 텐데, 그래도 모를 땐 어떻게 할까. 대입을 고려한다면 우선 자연계열 과목을 이수할 것을 권하는 분위기다.

김 교사는 "과학교과를 공부하다가 나중에 사회교과로 바꿔 이수하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2학년 때 인문계열 과목 이수 후 3학년 때 자연계열로 과목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과학은 Ⅰ, Ⅱ 위계가 있는 교과이므로 보통 2학년 때 Ⅰ과목을 이수하고 3학년 때 Ⅱ과목을 이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로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공부하기 어려운 자연계열 교과를 수강하다 자칫 학업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입시 공학적 측면에서 보면 맞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상담할 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것.

정 교사는 "수학이나 과학 교과의 특성상 한번 흐름을 놓치면 이를 극복하기가 어려워 나중엔 수업 자체를 포기하게 되고 이 분위기가 다른 교과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생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 자존감을 지키며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방향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정아 내일교육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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