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기득권' 대 '기득권'
2021-10-05 11:40:43 게재
흔히들 선거를 '못난이 경쟁'이라고 한다. 나의 장점 대신 경쟁자의 못한 점을 알리기가 훨씬 쉬워서다. 내년 대선은 역대급 못난이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대형 사건들이 정치권을 강타했지만 그마저 불똥이 양쪽에 '고르게' 튀었다. 야권 선두주자를 겨냥했던 '고발사주' 의혹은 제보자가 현직 국정원장과 자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모의혹'으로 번졌다. '대장동 게이트' 역시 여권 선두 대선후보가 '설계'를 자인했음에도 정작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의혹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퇴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역풍이 불었다.
이런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여야 공방이 '누가 더 기득권이냐'로 집약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간 보수진영으로부터 툭하면 이념공세에 시달리던 민주당 진영은 조국 사태, LH투기 사태, 부동산 의혹 의원들 탈당거부 사태 등을 겪더니 이제는 '좌파 기득권' '586 기득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같은 진영 인물들에 대해 입을 닫는 '내 편' 감수성도 과거 보수진영의 구태를 떠올리게 한다.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거래했다고 사법농단 운운하던 변호사, 법대교수, 법조인, 전국 판사들, 민변, 참여연대, 시민단체, 그걸로 의원 되고 사법개혁 떠들던 자들. 다들 함구하고 있다. 그들의 정의는 무엇일까"라고 썼다. 그런데도 "기득권 부패 세력과 치열하게 싸우겠다"는 여당 유력 대선후보의 외침은 얼마나 울림이 있을지 의문이다.
보수 야당도 4.7 재보궐선거 승리 후 젊은 당대표를 뽑으며 변신을 꾀했지만 유력 대선후보의 검찰 사유화 의혹과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거래의혹, 그리고 거액의 화천대유 퇴직금 앞에서 여당을 손가락질할 명분이 없어졌다.
이른바 '새 기득권'과 '옛 기득권'의 경쟁은 내년 대선을 '덜 부끄러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 지지층은 팽팽히 결집하지만 정치 관여도가 낮은 중도층은 투표장을 대거 외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는 2004년 거대 양당을 향해 "이제 퇴장하시라. 50년 동안 썩은 판을 이제 갈아야 한다"며 이른바 '판갈이'론을 편 적이 있다.
기득권이 눌어붙은 선거판을 갈아엎을 정치세력은 과연 어느 쪽일까. 상대를 기득권이라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먼저 내려놓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까.
최근 대형 사건들이 정치권을 강타했지만 그마저 불똥이 양쪽에 '고르게' 튀었다. 야권 선두주자를 겨냥했던 '고발사주' 의혹은 제보자가 현직 국정원장과 자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모의혹'으로 번졌다. '대장동 게이트' 역시 여권 선두 대선후보가 '설계'를 자인했음에도 정작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의혹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퇴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역풍이 불었다.
이런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여야 공방이 '누가 더 기득권이냐'로 집약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간 보수진영으로부터 툭하면 이념공세에 시달리던 민주당 진영은 조국 사태, LH투기 사태, 부동산 의혹 의원들 탈당거부 사태 등을 겪더니 이제는 '좌파 기득권' '586 기득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같은 진영 인물들에 대해 입을 닫는 '내 편' 감수성도 과거 보수진영의 구태를 떠올리게 한다.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거래했다고 사법농단 운운하던 변호사, 법대교수, 법조인, 전국 판사들, 민변, 참여연대, 시민단체, 그걸로 의원 되고 사법개혁 떠들던 자들. 다들 함구하고 있다. 그들의 정의는 무엇일까"라고 썼다. 그런데도 "기득권 부패 세력과 치열하게 싸우겠다"는 여당 유력 대선후보의 외침은 얼마나 울림이 있을지 의문이다.
보수 야당도 4.7 재보궐선거 승리 후 젊은 당대표를 뽑으며 변신을 꾀했지만 유력 대선후보의 검찰 사유화 의혹과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거래의혹, 그리고 거액의 화천대유 퇴직금 앞에서 여당을 손가락질할 명분이 없어졌다.
이른바 '새 기득권'과 '옛 기득권'의 경쟁은 내년 대선을 '덜 부끄러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 지지층은 팽팽히 결집하지만 정치 관여도가 낮은 중도층은 투표장을 대거 외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는 2004년 거대 양당을 향해 "이제 퇴장하시라. 50년 동안 썩은 판을 이제 갈아야 한다"며 이른바 '판갈이'론을 편 적이 있다.
기득권이 눌어붙은 선거판을 갈아엎을 정치세력은 과연 어느 쪽일까. 상대를 기득권이라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먼저 내려놓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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