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폭풍 우려 … '승자도 두렵다'
2021-11-09 11:32:24 게재
대통령 돼도 비운의 여정
'대선 의혹전' 여진 남을 듯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분(이재명·윤석열)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라고 전망했다. 홍 의원은 "이전투구 대선에서 부디 살아남는 대선이 되도록 부탁드린다"며 "비리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되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특혜와 검찰 고발사주 의혹이 맞붙으며 여야 1·2정당의 대선후보들이 비리 혐의자 꼬리표부터 달고 대선열차에 타야 하는 처지를 비꼰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역대 대선은 져서 감옥가는 상황보다 이겨서 감옥을 가거나 혹은 고초를 겪은 비운의 역사였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재 감옥에서 옥고를 치르고 있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과로 감옥에 보내졌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들은 아니지만 아들들이 감옥에 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18년 장기집권 중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하의 총탄에 쓰러졌다.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경우들도 다반사다. 헌정사상 최초의 국회의장이자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로 하야선언을 해야 했다.
4.19혁명으로 탄생한 윤보선 전 대통령은 총칼을 동원한 5.16군사정변을 밀어붙인 박정희 군사정권에 의해 하야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 역시 12.12군사반란으로 불과 재임 8개월 만에 물러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으로 탄핵을 당했다.
이번 대선 역시 승자의 저주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홍 의원 전망대로 오히려 패자에게 시련이 닥칠 수도 있다. BBK 학습효과도 우려된다. 의혹에서 못 벗어나면 당연히 치명타를 벗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으로 특검이든 수사를 통해 의혹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 야당과 허니문 기간 없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긴 쪽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벗어난다고 국민들이 믿어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됐다"며 "진 쪽은 동정표라는 보호막이 펼쳐질 수 있지만 이긴 쪽은 항상 의심의 꼬리표를 달고 지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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