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호남의 벽' 넘을 수 있을까
시민에 막혀 5.18 '반쪽 참배'
"김대중-오부치선언 재확인"
'마의 10%대 지지율' 될까
◆1박 2일 호남민심에 '읍소' = 윤 후보는 1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자신의 '전두환 발언'을 사과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여론의 분노를 자초했다. 윤 후보측은 이후 '개 사과' 사진을 올려 논란을 더욱 키웠다. 윤 후보는 이날 "제 발언으로 상처 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실어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이날 참배는 항의하는 광주시민에 가로막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시민단체와 오월어머니회 등은 윤 후보가 추모탑 분향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았고, 윤 후보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윤 후보는 앞서 인권운동가인 고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찾았다. 광주 5.18 자유공원에도 들렀다. 윤 후보는 11일 오전에는 전남 목포에 위치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았다. 윤 후보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은 IMF 외환위기 극복 등 여러 업적을 남겼지만 그중에서 '공동선언'(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일본 총리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외교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일관계 개선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경남 김해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첫 지방방문 일정으로 '진보의 성지'로 꼽히는 5.18 민주묘지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은 자신의 '전두환 발언'을 사과하는 동시에 호남의 지지를 적극 호소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호남 '야당후보 투표' 18% = 윤 후보의 '호남 대선'은 5.18 민주묘지에서 시민들에게 가로막혔듯 앞으로도 고전이 예상된다. 역대 보수후보들의 호남 성적표는 바닥권이었다. 보수후보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7차례 대선 가운데 6차례 동안 호남에서 한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2012년에 호남에서 10.46%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첫 과반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호남 10%대 지지율'은 손쉽게 얻어진 게 아니었다. 박 전 대통령은 호남을 꾸준히 찾아 공약을 쏟아냈다.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동교동계 인사들을 대거 캠프로 끌어들였다.
윤 후보가 호남에서 '마의 10%대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을까. 4대 기관 지표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11월 1∼3일, 1004명 조사,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다자 가상대결을 보면 이재명 30%, 윤석열 35%, 심상정 6%, 안철수 7%였다. 광주·전라(표본 98명)에서 윤 후보는 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전국에서 38%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광주·전라에서는 10%에 그쳤다. 이 조사만 놓고 보면 윤 후보의 '10%대 지지율'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윤 후보는 '전두환 발언'으로 호남 민심을 한껏 자극한 형편이다.
다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비호남 출신이고, 호남에서도 정권교체 민심이 적잖다는 점은 기대를 품을만한 대목으로 꼽힌다. 앞서 조사에서 '여당후보에게 투표해야한다'는 34%, '야당후보에게 투표해야한다'는 54%였다. 호남에서는 '여당투표'가 70%로 높았지만, '야당투표'도 18%로 존재감이 있었다. 윤 후보가 '전두환 발언'으로 돌아선 호남 민심을 어떻게 설득하는가에 따라 '10%대 지지율'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지점이다.
윤석열캠프 관계자는 11일 "윤 후보는 진심으로 호남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갖고 있다"며 "국민통합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인재발탁과 공약개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