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창원시 엇박자 행정 '볼썽 사납다'
로봇랜드 소송 패소 책임공방
웅동개발 감사원 감사 청구
경남도와 창원시의 '엇박자' 행정으로 대규모 민간투자사업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혈세낭비 비판이 일자 도와 시는 서로 '네 탓' 공방까지 하는 촌극을 빚고 있다. 이 와중에 민간사업자는 실속만 챙겨 '먹튀'논란까지 일고 있다.
국책사업인 마산로봇랜드 사업이 대표적이다. 창원지법 제5민사부는 지난 10월 "경남도와 창원시, 공동 출연기관인 마산로봇랜드재단은 민간사업자에게 11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테마파크 임시운영비용 25억8457만원도 지급하라고 했다. 협약서상 이자 연 15%를 주게돼 있어 이자액만 330억원이다. 현재 기준 도와 시는 모두 1450억원을 줘야한다. 대법원 판결까지 가서 패소하면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사업이 파행에 이른 건 2019년이다. 민간사업자인 대우건설컨소시엄 등이 출자해 설립한 경남마산로봇랜드 주식회사(PFV)는 그해 9월 30일까지 갚아야 하는 1회차 대출 상환금을 갚지 못하며 채무불이행에 빠졌기 때문이다.
PFV는 이런 사태에 이른 이유가 행정당국 잘못이라며 그해 10월 도와 시, 출연기관인 경남로봇랜드재단(이하 재단)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지하고, 2020년 2월 해지 시 지급금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실시협약을 보면 재단은 로봇랜드 2단계 사업에 필요한 펜션 용도 부지를 1단계 민간사업의 건설 기간 중 PFV에 공급해야 한다. PFV가 재단으로부터 매입한 토지를 나대지 상태로 제3자에게 매각함으로써 발생하는 차익을 1단계 민간사업 대출금 상환에 써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펜션부지 13필지 중 창원시 소유 1필지만 유독 소유권 이전이 미뤄진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경남도는 "도는 이미 소유권 이전을 마쳤는데 창원시가 왜 땅을 넘겨주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사태 책임이 창원시에 있다고 했다. 반면 창원시는 "민간사업자가 부지 개발계획 등 선행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애초 대우건설 등이 먹튀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경남도가 이를 사실상 방치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공방이 일자 경남도는 지난해 특별감사를 실시했으나 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등의 '먹튀'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2015년 애초 사업자인 울트라 건설이 부도나자 당시 홍준표 도지사는 대우건설 등을 대체사업자로 유치하면서 기존 협약상 있던 먹튀 방지조항을 삭제해 주었다. 민간사업자가 협약해지할 경우 공사비 등 투자비를 몰수한다는 조항이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 등이 의도적으로 핑계거리를 만들어 협약해지를 했다는 것이 창원시 등의 시각이다. 대우건설 등은 1000억원에 달하는 공공부문 공사를 했고 민간부문 투자비는 이번 소송을 통해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해웅동개발사업도 삐거덕 = 창원시 진해 바다에 인접한 웅동지구 개발사업도 공동사업자인 경남도시개발공사와 창원시가 충돌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2일 장기간 표류하는 진해 웅동1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경남개발공사 사장 1인 시위 등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 간 사업 기간 연장과 사업 중도해지에 대한 첨예한 대립과 갈등, 도와 경남개발공사 간 정상화 용역과 관련된 이견, 민간사업자에 대한 시민단체의 특혜의혹 제기 등을 이유로 더는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웅동1지구는 공동사업시행자인 창원시, 경남개발공사, 민간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가 올해까지 사업비 3461억원을 투자해 골프장, 호텔 등 여가·휴양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간사업자가 골프장만 건설했을 뿐 호텔 등 잔여 사업은 미루고 있다.
이남두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지난달 19일 사업이 수년째 진척을 보이지 않아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우려가 있다며 협약 중도해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창원시청 앞에서 하기도 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과거 홍준표 도지사가 글로벌테마파크를 짓는다며 웅동개발을 중지시켜 발생한 일인데 아무런 대안도 없이 협약해지만 고집하면 어떻게 하냐"며 "감독기관인 경남도가 책임질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