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김종인 불발' 안고 시동

2021-11-29 11:00:06 게재

윤석열, 첫 일정으로 2박3일 충청행

조경태·이수정 등 공동선대위원장 합류

'조국흑서' 저자들 "문고리" "장순실"

이준석 "김, 박빙승부서 공간 넓어질 것"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사실상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에 실패한 채 출범을 앞두게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9일 회의에서 추가 인선을 하고 첫 공식일정 행보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 영입 불발로 돌출된 윤 후보 측근 그룹에 대한 비판이 쉬이 가라앉지 않으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 후보는 대선을 100일 앞둔 29일 첫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첫 일정으로 2박3일 충청지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를 보면 충청은 늘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이고 대선 승부처였다"며 "중원인 충청에서 정권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승리의 100일 대장정을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사무총장과 대화하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국민의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왼쪽)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권성동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윤 후보의 첫 행선지가 세종시인 데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 불발을 불식시키려는 속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준 위원장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를 기획했고, 지난 총선 때 이곳에 출마도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보다는 선대위 가동에 무게를 싣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 불발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는 모습이다. 윤 후보를 둘러싼 측근 그룹의 입김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 것.

'조국흑서' 공동 저자인 권경애 전 민변 변호사는 28일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상왕설'을 퍼뜨린 세력이 결국 승리했다"며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 다른 공동저자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캠프는 3공(화국) 말 상황"이라며 "차지철 역할을 지금 장제원이 하고 있고, 여의도바닥에는 벌써 '장순실'이라는 말이 나도는 모양"이라고 직격했다.

진 전 교수는 "김병준은 허수아비다. 채용 비리 김성태를 임명하는 것이나, 철 지난 지역주의로 충청도 일정 잡는 것이나, 웬만한 돌머리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발상"이라며 "다 장제원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 본다. 후보 곁을 떠난다고 말한 건 대국민 사기"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강력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의 음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때로는 법적 대응도 하려고 한다"며 "막후에서 선대위 인사를 좌지우지하며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으로 몰아가려면 분명한 증거를 갖고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진 교수를 향해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눈물 겨운 충성심은 높이 평가하지만, 자신이 저질러 놓은 저렴한 발언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권 변호사와 진 교수는 진보 진영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매개로 국민의힘의 개혁에 기대를 갖고 있던 분들"이라며 "이들의 비판이 지속되면 국민의힘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9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종인 영입 불발'에 대해 "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 공간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날 CBS·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초기에는 상황이 좋으면 '김종인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사람들이 후보 옆에 들러붙기 시작하고 서서히 김 전 위원장과 영역을 갖고 다툼이 일어나다가 나중에 지지율이 좀 떨어지는 모양새가 나타나면 후보 또는 대표가 엎드리는 모양새로 가서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께서 굉장한 역량을 발휘하시기만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전투지휘 능력으로 실적이 있거나 이러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우려가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선대위에는 홍준표 의원 측 조경태 의원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인 스트류커바 디나 씨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클린선거전략본부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후보 비서실장으로는 초선인 서일준 의원이 선임됐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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