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통령선거 지역 민심을 찾아서│④ 호남권
민주당 '보루', 투표율에 달려 … 청년층 '기득권' 거부감 변수
여당, "투표율 올려라" 결집 고심 … 야당 두자릿수 득표 기대
2030 '탈진영' 흐름 뚜렷 … '후보 리스크'에 여성층 선택 촉각
여권 초강세지역인 호남권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투표·득표율이다. 민주당은 호남의 투표율과 몰표로 수적 우세인 영남에 맞서왔다. 이곳 표심은 수도권과 타지역 호남 유권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민주당의 경선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호남 표심'의 근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15대 대선 때 전국 평균 투표율이 80.7%. 당시 광주는 89.9%, 전남은 87.3%로 전국 평균 보다 크게 높았다. 김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97.28%, 전남에서 94.61%에 이르는 경이로운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95.17%, 전남에서 93.38% 몰표를 얻어 정권을 재창출했다. 이때 투표율도 광주 78.1%, 전남 76.4%로 전국 평균 70.8%보다 높았다.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낮았던 17대 대선 때는 사정이 달랐다. 17대 대선 때 광주 투표율이 64.3%, 전남이 64.7로 전국 평균 63%에 가까웠다.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나섰지만 큰 차이로 패했다.
여당과 야당이 접전이었던 18대 대선 때는 보수정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남에서 10%를 얻어 당선됐다. 특히 보수 후보의 한계로 여겼던 '10% 득표'를 대선 20년 만에 달성했다. 박 후보는 전북에서 13.22%를 얻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호남에서 두자릿수 특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선거에서'호남=민주당 몰표' 인식은 갈수록 약화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은 광주·전남 18석 중 16석을 석권했다. 전북에선 국회의원 10석 중 민주당이 차지한 곳은 2석에 불과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구도 아래서 광주·전남 득표율은 61.14%에 머물렀다. 전북에선 64.84%였다. 당시 안철수 후보가 광주·전남에선 30%대, 전북에선 23.76%를 득표했다.
탄핵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지만 제3의 선택지가 있을 때 호남은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줬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민주당 경선 이후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 지역표심이 이재명 후보에게 고스란히 옮겨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지지층의 결집력 여부는 이재명 후보의 상승동력 확보와 직결된다. 여기에 전국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2030 세대의 반민주당 정서가 호남에서도 나타나는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21일 공개한 대선여론조사(18~20일. 1002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호남에서 69%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7%, 안 후보는 8%로 집계됐다. 호남의 지지가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2030 등 청년층의 민주당 지지 이탈 현상이 1차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리얼미터·광주일보가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년여론조사(12월 29~30일. 808명)에서 20대의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34.9%였고, 부동층은 25.5%에 달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호남의 2030세대가 민주당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이는 전국의 청년층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추가 상승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핵심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불거진 이 후보의 욕설 녹취록이나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녹음파일 등에 대한 호남 여성층의 반응도 변수로 지목된다. 젠더 이슈 등에 민감한 유권자층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권층이 늘어나면 민주당의 손실이 더 크다.
민주당이 호남을 중심으로 과거 탈당인사들에 대한 일괄 복당을 허용하고 지방선거 공천 때 '대선 기여도'를 평가하는 총력전을 펴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전남도당선대위는 '투표소 책임제'까지 도입한 상황이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광주 북을)은 "이 후보가 호남 출신이 아니어서 현재의 60~70% 지지율이 정상"이라면서 "호남 입장을 대변할 후보가 누구인지 판단이 서면 선거 막판 쏠림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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