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민주당 텃밭? 대안을 찾고 있다
19대 안철수에 30%지지
진보정당엔 인색한 평가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일까. '민주화의 성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호남이 오랫동안 진보진영의 아성으로 불려왔으나 최근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광장의 촛불이 만들어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정치적 효용감이 높아진 가운데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08%의 표를 얻었고 광주에서는 61.4%를 확보했다. 평균을 20%p 이상 웃도는 성적이지만 그동안 호남이 보여줬던 '일방적 지지'에서는 다소 벗어난 듯한 결과였다.
전남과 전북에서도 각각 59.87%, 64.84%로 압도적이지 않았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의원에게는 광주 1.55%, 전남 2.45%, 전북 3.34%로 인색한 표심을 드러내면서도 유독 안철수 후보에게는 광주 30.08%, 전남 30.68%, 전북 23.76%로 전국 평균 득표율 21.41%에 크게 웃도는 지지를 보여줬다.
이는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붙은 문재인 후보에 광주가 91.97%, 전남과 전북이 각각 89.28%, 86.25%로 압도적으로 몰아줬던 것과는 다소 다른 모습으로 읽힌다.
안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새 정치'에 대한 미련이 남은 결과로도 해석된다. 민주당의 우편향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다.
20대 총선(2016년)에서 안 후보의 정당인 국민의힘이 38석을 얻으며 사실상 '호남의 여당'으로 올라선 결과일 수도 있다. 총선 이후 1년 만에 치러진 대선인 만큼 국회의원을 앞세운 지방의원 포섭과 조직력에서 민주당을 압도한 점이 높은 지지율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몰아줬지만 선거 후엔 달라진 게 없다'는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에 대한 불만의 표시일 수도 있다. 또 민주화 이후 세대인 X·Y·Z세대가 40대까지 점령하면서 예견됐던 변화로 보는 시각 역시 적지 않다.
'민주당만의 텃밭'이라는 공고한 지형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대 대선은 이러한 호남 민심의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호남 표심에서 눈 여겨 봐야 할 또다른 대목은 '정의당'에 대한 시각이다. 심상정 후보가 19대 대선에서 진보정당 역대 최대 득표율인 6.17%를 기록했지만 호남에서는 전남 4.01%, 광주 4.57%, 전북 4.96%로 4%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7대 대선에서도 권영길 후보가 광주에서 2.05%를 얻는데 그쳤고 전북에서는 1.90%에서 멈춰섰다. 진보의 땅에서 대표적인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대한 평가가 낮은 것이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한 때문만인지, 정의당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인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면서 정의당의 숙제다.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 막다른 골목까지 밀려 있는 상황에서 재기가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이 짙은 가운데 호남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된다.
호남은 유권자 비중으로는 1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대에 10.0%를 기록했고 17대 10.5%, 18대 10.0%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투표율은 대체로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광주는 18대와 19대에 80%를 넘기며 높은 투표 참여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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