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전 추경' … 여·야·정 배수진 '대치'
15일 후보등록 전 통과 '안갯속' 전망
"버티는 홍남기 뒤에 청와대" 지적도
이례적으로 대통령선거 전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려는 시도가 국회에서 막혔다. 당정간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국회에 제출되면서 불씨를 안고 있었다. 여당은 '홍남기 부총리 탄핵'까지 언급하며 정부를 비판했고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여야간 합의도 어렵고 당정간 조율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선 선거운동 시작일인 이달 15일까지 통과시킨다는 여당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7일 여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버티면 추경은 통과시키기 어렵다"면서 "추경편성권은 정부에 있고 정부의 수반이 청와대라면 홍 부총리가 버틴다는 것은 홍 부총리 뒤에 있는 청와대가 버틴다는 얘기"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안과 관련해 "증액은 여야 합의에 구속되기보다는 행정부 나름대로의 판단이 고려돼야 한다"며 "(여야가 합의해도) 동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헌법 제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가진 여당도 손을 쓰기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홍 부총리는 세수오차 책임과 관련해 "임기 말이 아니고 물러나는 형태가 필요했다면 물러났을 것"이라며 '사퇴까지도 불사하겠다'는 배수진을 쳤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대선을 앞두고 필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민주당은 추경규모로 최소 35조원, 많게는 50조원 이상을 요구했으며 국민의힘 역시 46조원을 최소규모로 제안해놓았다. 여야 모두 정부가 제출한 14조원의 3~4배 정도를 제시하며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하고 있지만 속내는 '동상이몽'이다.
30여일 남은 대선을 앞두고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득점 카드'가 없는 여당 입장에서는 대규모 추경으로 '이재명은 한다'는 성과주의와 실제 소상공인의 손에 손실보상금을 쥐어주는 '실효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여당의 득점'으로 이어질 게 뻔한 추경에 대해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여당은 국채발행으로 대규모 추경을 메워야 한다는 '속도전과 현실론'을 내놓은 반면 국민의힘은 지출구조조정을 전제로 제시하며 '국채발행 최소화'라는 '먹을 수 없는 떡'를 내놓았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여당과 국민의힘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그는 여당의 추가적인 국채발행 요구엔 "이번 추경은 재정여건도 적고, 물가·국채시장·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워낙 지대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야당에겐 "(본예산) 집행 초기 단계인 1월에 대규모 사업을 지출 구조조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정부와 여당, 야당(국민의힘)의 입장이 명확하게 갈려 후보등록일 전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추경편성 논의는 대선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 다급한 민주, '추경' 놓고 문 대통령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