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택시 도입 3년, 평가와 과제는

대형 승합택시 보편화 했지만 택시 공급은 줄었다

2022-03-25 10:57:55 게재

다양한 서비스 출시, 승차거부·부당요금 줄어 … 대자본 사업자 주도는 한계

2019년 3월 진통을 겪던 택시 '카풀 사회적 대타헙기구'가 마침내 합의에 도달했다. 플랫폼 기술을 자가용이 아닌, 택시와 결합해 편리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택시산업과 공유경제 상생발전을 도모한다는 내용 등 6가지 항목에 동의했다.

2015년 카카오택시, 직접적으로는 2018년 10월 타다 출시로 촉발된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갈등이 줄어든 순간이었다. 이후 택시산업 개편방안 마련,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시행을 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플랫폼 택시 3가지 유형 제도화 = 대타협기구 합의 후 3년, 당초 합의 내용과 목표는 얼마나 실현됐을까.

25일 국토교통부와 택시업계에 따르면 대타협 직후인 3월 말 플랫폼 택시의 첫 모델인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블루와 레이디가 출시됐다. 웹미터기 등 IT기술에 기반한 택시호출과 결제서비스를 기본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택시다.

웨이고 블루는 기존 택시호출과 달리 앱을 통해 호출하면 승차거부 없이 즉시 배차하는 서비스다. 목적지를 명시하지 않고, 호출하고 바로 배차하기 때문에 승차거부가 불가능하다.

운전사 4무(불친절, 난폭, 과속, 말걸기)서비스에 공기청정기 가동, 스마트폰 무료충전, 고객이 원하는 음악재생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웨이고 레이디는 여성기사가 운행하는 여성전용 사전예약 택시다.


이후 타고솔루션즈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돼 KM솔루션즈로 사명을 바꿔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국토부도 제도마련에 나섰다. 그해 7월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3월 사회적 대타협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개편안은 플랫폼 택시를 3가지 유형으로 제도화했다. 첫째 유형(Type 1)은 플랫폼 운송사업이다. 새롭게 마련한 유형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형태다. 렌터카를 활용, 변칙적으로 사업하던 타다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내용이다.

둘째 유형(Type 2)은 플랫폼 가맹사업이다. 기존 택시가 플랫폼 사업자와 결합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앞에서 말한 웨이고가 가맹사업 형태다.

세째 유형(Type3)은 플랫폼 중개사업이다. 카카오 택시 같이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중개앱 플랫폼 사업을 제도화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현재 플랫폼운송사업자는 레인포컴퍼니, 파파모빌리티, 코엑터스 등 3곳이다. 가맹사업자는 KM솔루션, DGT모빌리티, KST모빌리티 등 7곳이다. 플랫폼 중개사업자는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 코나투스(반반택시), 진모빌리티(I.M) 등 3곳이다.

◆택시 민원 감소 = 이 가운데 플랫폼운송사업 활성화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택시허가물량이나 사업자수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정책목표와 수단이 부실했다는 평가가 있다.

택시허가물량이 420대에 불과하다. 타다가 한창 인기를 끌던 2018년 1500대를 운행했다. 사업시행 초기임을 고려하더라도 초라하다. 타다활성화법이라는 정부 설명이 무색하다.

무엇보다 플랫폼운송사업 신설은 법률개정의 가장 큰 변화였기에 더욱 아쉽다. 운송사업 신설은 기존 플랫폼 중개서비스가 갖는 한계를 넘기 위한 방안이었다. 기존 중개사업자는 운송사업자가 아니어서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기존 택시 기사 서비스에 접목하기가 제한적이었다.

김현명 명지대 교수는 "기존 사업자들이 공고히 기반을 갖추고 있는 시장에 차량을 소유하면서 스타트업이 들어와 경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어명소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사업시행 초기인데다, 기존에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중심으로 허가하다 보니 아직 사업자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플랫폼 운송사업은 차량이 추가되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기존 택시를 감차해야 하는 현 상황을 무시한 채 마구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평가로는 플랫폼 택시 논란을 촉발했던 '타다 베이직'과 같은 형태의 서비스가 이미 보편화됐다는 주장이다. 또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택시운송사업 자체가 어려움이 있어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오기 어려운 환경인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타다 베이직이 운행 중지한 것은 아쉽지만 비슷한 형태 서비스는 여러 개 생겨났다"며 "3년전 타다 베이직 만큼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형 승합차를 이용한 택시가 보편적인 서비스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택시시장에는 카카오 벤티, 아이엠(I.M)택시, 파파 등이 타다 베이직과 같이 대형 승합차(카니발, 스타리아)를 이용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 벤티 차량은 2021년 말 기준 900여대에 달한다.

가맹사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4만2000대다. 목표치(5만대)의 84% 수준이다. 올해 말이면 목표치에 이를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하고 있다.

플래폼 택시 본격 출시와 함께 택시 서비스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택시민원 현황을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민원인 '승차거부+부당요금' 사례를 보면 그 비중이 다소 줄었다. 국토부가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전체 택시관련 민원중 두 사례 비중이 2016년 54.3% 2017년 57.9%, 2018년 55.9%였다. 그러나 2019년 50.8%, 2020년 45.5%, 2021년 50.7% 등 최근엔 그 비중이 많이 낮아졌다.

수치가 아니더라도 여성전용, 장애인, 어린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어 서비스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카카오 티맵모빌리티 토스 3파전 = 택시를 비롯한 모빌리티시장이 점차 대자본 중심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절대강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한 상태에서 SK텔레콤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우티)가 최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1년 10월 종합금융 플랫폼 토스가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 지분 60%를 인수해 플랫폼 택시시장에 뛰어 들었다. 플랫폼 택시시장에도 거대 자본이 몰려오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당초 의도와는 다른 흐름이다. 국토부는 플랫폼 택시를 제도화하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사업에 뛰어들기를 기대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택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랐다.

그러나 현실은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는 분위기다. 김현명 교수는 "갈수록 플랫폼 택시시장도 자본논리에 의해 재편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가맹사업자와 중개사업자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온다. 중개사업자와 가맹사업자 간에 수직적 네크워크가 이뤄져 시장이 독점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카카오의 경우 가맹사업과 중개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데, 마치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것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사급여, 택시요금체계 등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반택시(법인책시) 운전자 수는 7만5403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2만6917명 줄었다. 저임금과 건강에 대한 위험 등이 겹치면서 택시기사를 지원하는 사람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차두원 소장은 "택시 운전자가 없어 법인택시회사의 경우 차량 가동률이 50% 미만 수준"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택시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해 이용자 편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명소 교통물류실장은 "대타협이후 플랫폼사업이 제도화돼 안정을 찾고 있고, 소비자 편익도 높아 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기존 택시업계 공급과잉 문제와 택시요금 등 함께 고민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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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고성수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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