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공약 '소상공인 온전한 손실보상' 포기

2022-04-26 11:21:05 게재

인수위, 현행법상 불가능한 소급적용 배제

"법개정 노력도 안한채 '희망고문'만 한 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소상공인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온전한 손실보상'은 윤 당선인의 1호 공약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발생한 소상공인 피해 전체를 보상해 주겠다는 의미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그간 문재인정부의 손실보상과 지원정책을 비판하며 내세운 공약이다.

대선공약집에도 '50조원 이상 재정자금을 확보해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을 명시했다. 이를 위해 '지원액 절반을 먼저 지원하는 선보상제도 시행'을 약속했다.

26일 소상공인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은 정부 행정조치로 발생한 소상공인 피해에 대한 소급적용을 배제하자는 기류다. 인수위가 28일 내놓을 소상공인 지원안에도 소급적용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소상공인들은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소상공인을 우롱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현행 법으로는 '온전한 손실보상'은 불가능하다.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은 2021년 7월 이후에만 보상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의 손실을 소급적용하려면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결국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지킬 수 없는 공약으로 소상공인에게 희망고문을 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지난 1월 소급적용을 포함한 손실보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시 개정안의 3월 임시국회 처리를 민주당과 구두합의했다.

국민의힘 노력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법 개정 논의는 전무한 실정이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온전한 손실보상' 약속 이행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소급적용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을 압박하지도 않았다.

인수위의 소상공인 손실보상 기준과 계상방식도 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인수위가 이미 드러난 손실보상 제도 문제점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소상공인에게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을 행정조치로 인한 손실보상금에 포함해 계상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손실보상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윤 당선인은 소상공인과 만나 코로나19 피해를 소급적용해 준다고 했지만 최근 발언을 보면 걱정스럽다"면서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소상공인들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소상공인 패키지 지원안'을 28일 발표한다. 이날 발표에는 지원안과 함께 2차 추경안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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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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