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정신에 국민통합 가치 부여 긍정적"
2022-05-19 11:18:41 게재
시민들 "선거 전 일회성 쇼로 끝나면 안돼"
국민의힘 지도부, '원포인트' 개헌에 미지근
최 명예교수는 "윤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5.18정신을 설명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헌법정신을 강조했는데 이는 흔히 5.18을 이야기할 때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강조한 것과 약간 결이 다르다"면서도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양해할 수 있다고 본다.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함께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진정한 5.18 정신"이라고 평가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오월 정신이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고 평가한 것은 5.18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것이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윤 대통령의 공식 기념사 내용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아쉬워하는 표정이 많았다.
조 상임이사는 "윤 대통령이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공식 언급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그동안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심각했다는 점에서 헌법전문에 5.18 정신을 삽입해 역사적 평가를 매듭짓자는 의미에서 헌법전문 수록을 요구해왔다.
5.18민중항쟁 행사위원회는 공식 논평에서 "그러나 기념사에서는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았고 완전한 진상규명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5.18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현시대 과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회성 보여주기로 끝나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주에 나고 자란 40대 윤 모씨는 "잊을 만하면 보수정당 인사들의 5.18 폄훼발언이 있지 않았냐"면서 "지방선거 앞두고 괜한 쇼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꾸준히 진정성 있게 광주시민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실현이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첫 시험대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를 두고선 여야간 온도차가 감지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 3년 후가 될지 어떨지 그때 가서 개헌 꺼낼 때는 자연스럽게 (5.18정신 헌법전문수록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초 개헌 논의가 시작될 경우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의 '서진'을 경계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개헌 논의를 빠르게 진행시키자는 입장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정신을 헌법에 새기는 일을 최대한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광주 방국진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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