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공시 이틀 후 HMM 주식 또 샀다

2022-05-20 10:50:27 게재

18일 이사회에서 800억원 추가 매집 결의 … HMM 3대 주주와 격차 급속히 줄어

SM상선이 HMM 주식을 또 샀다. 지난 16일 840억원을 투자해 HMM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이후 이틀만에 이사회를 열고 8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집을 결의했다. HMM 3대 주주와 보유지분 격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20일 "18일 이사회 결의내용은 일주일 안에 공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이사회에서 자기자본의 5% 이상 규모의 타법인 주식을 매집하기로 의결하면 7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

◆한 달 사이 HMM 지분 두 배로 늘려 = SM상선은 지난달 29일 710억원을 투입, HMM 주식을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보유지분은 0.99%였다.

16일에는 840억원을 투자해 HMM 주식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공시 내용은 11일 열린 이사회 결의 사항이다. 보유지분은 1.5%로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8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집을 결의해 HMM 지분은 2.1%로 늘어난다. 4월 하순부터 한 달 사이에 두 배 규모로 증가한 것이다.

SM상선과 HMM 직원들을 포함 시장에서도 SM상선의 행보가 단순투자 목적인지, 그 이후를 노리는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SM상선은 기업 인수합병으로 성장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캐쉬 카우' 중 하나다. 코로나19 이후 컨테이너해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렸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도 했다.

SM그룹 전체가 보유한 HMM 지분은 4%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 3대 주주인 신용보증기금 지분(5.02%)과 격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우 회장의 결심 여부에 따라 3대 주주로 올라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해운 SM상선과 함께 SM그룹의 해운 3사 중 하나인 대한상선은 지난해 8월 6일 279억원을 투입해 HMM 주식을 매입했다.

대한상선 자기자본 12% 규모의 현금을 투자해 당시 화제가 됐다.

7월 28일 429억원 규모의 HMM 주식을 매입했다고 공시한 후 일주일만이었다. 대한상선이 보유한 HMM 지분은 0.53%다.

◆3대 주주 탈환 후 행보 주목 = SM그룹이 산업은행(지분 20.69%), 해진공(19.96%)에 이어 5% 이상 지분을 획득해 HMM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다양한 형태로 HMM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5% 지분은 전체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상법상 다양한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3대 주주인 신용보증기금처럼 이사 참여를 주장할 수도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자리가 주목받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HMM 관계자는 "SM상선은 경쟁사인데, 이사 참여를 요구해도 대주주들이 수용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참여를 넘어 SM그룹이 HMM 인수를 염두에 둘 것인지도 관심사다. 우 회장은 2020년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쌍용자동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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