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생·현장교사 1:1 매칭 '윈-윈', 기업도 '만족'
MBK KCC서비스센터 김지문·김준석씨, BMW 코오롱모터스 MINI서초 서비스센터 양승호·염종배씨
"아우스빌둥 프로그램, 대학진학 군 복무 취업을 한꺼번에 설계해주니 좋았다."
"현장실습과 이론교육이 함께 진행되고 1:1 훈련이 매력적이다."
독일식 이원화 직업교육인 아우스빌둥 (Ausbildung)이 2017년 국내 도입된 뒤 올해 첫 졸업생 가운데 양승호(24)씨와 김지문(24)씨의 소감이다.
지난 20일 한독상공회의소(한독상의)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MBK), BMW 그룹 코리아(BMW)와 함께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주최한 '아우스빌둥 제1기 졸업식'이 열렸다.
이번 졸업식에는 1기 훈련생(트레이니) 54명(BMW 31명, MBK 23명)과 현장교사(트레이너) 35명, MBK·BMW 브랜드 및 딜러사(대리점) 관계자, 국내 협력 대학교수 등이 참석했다.
지난 13일 BMW 그룹 코리아 코오롱모터스 MINI서초 서비스센터에서 훈련생 양승호씨와 현장교사 염종배(41)씨와 17일 MBK 공식딜러사 KCC 강서목동 서비스센터에서 훈련생 김지문씨와 현장교사 김준석(32)씨를 만났다.
"기존 업무에 훈련교육이 추가되면서 업무가 늘었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발전하는 계기였다." "선배, 담임교사 역할을 했지만 80여명 전 직원들이 스승으로 도움을 줘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훈련교사를 한 염종배씨와 김준석씨의 소감이다. 2017년 9월 한독상의와 MBK, BMW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국내에 처음 도입된다. 한국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자동차 정비 분야의 '아우토 메카트로니카'(Auto-Mechatroniker)다.
아우토 메카트로니카는 MBK, BMW 기업현장의 실무훈련(70%)과 학교에서의 이론교육(30%)이 결합된 커리큘럼으로 3년간 진행됐다. 군 복무까지 5년이 걸렸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이제는 친형, 친동생처럼 느껴진다. 평생 함께 갈 거라고 본다."
훈련생들은 첫 입학당시 19살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다. 김지문씨는 인천기계공고(자동차학과), 양승호씨는 서울 성수공고(자동차학과)에 다녔다.
2017년 4월 학교에서 한독상의 주최로 아우스빌둥 설명회가 열렸다.
"대학진학을 할지, 사회로 나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 부모님은 대학에 가길을 원하셨다. 하지만 대학을 갈 수 있고 일도 배울 수 있다는 설명에 구미가 당겼다."(김지문)
"일찌기 사회로 진출해 돈을 벌려고 했다. BMW 브랜드가 좋고 근무할 때만이 아니라 대학에서 공부할 때도 급여가 나와 좋았다. 부모님도 적극 밀어주셨다."(양승호)
이들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기업에서 2년 현장교육과 대학에서 1년 동안 여주대 아우스빌둥반에서 이론교육·현장실습을 받았다. 현장수업은 미성년자일 때 1일 7시간, 군대를 마친 뒤에는 1일 8시간을 기업현장에서 근무했다. 이론교육에는 기술적 교육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인문학 교육도 받았다.
두 훈련생은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두번에 걸친 이론·실기시험을 합격해 독일연방상공회의소의 교육인증서와 여주대학교(경기)의 전문학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각 브랜드사에서 주는 자격 인증서를 획득했다. MBK는 자동차정비 분야에 MT(유지보수전문가), ST(시스템전문가), BT(진단전문가) 3단계인데 김지문씨는 이번에 MT 자격을 땄다.
BMW는 주니어 테크니션, 테크니션, 시니어, 마스터 4단계로 양승호씨는 주니어 테크니션 자격을 획득했다.
두 훈련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실제로는 그 이상의 실력"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물론 적성 등으로 중도에 포기한 동료들도 있었다.
"군 복무까지 5년이 걸리다 보니 일반과정으로 들어온 동료보다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됐지만 전문직업인으로서 비전을 가지고 길게 보니까 극복할 수 있었다."(김지문)
"현장에서 기술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체계적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데 뒤처질까봐 힘들었다. 대학 수업도 마찬가지로 한눈팔 수가 없었다."(양승호)
현장교사들도 학생들을 모집하기에 앞서 2017년 2월 2주 동안 트레이너 교육을 거쳐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ST 단계였던 김준석씨나 시니어 단계였던 염종배씨 모두 기술적인 교육은 없었다.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거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교육이었다.
주제를 정하고 학생에게 어떤 방식으로 교육한 것인지 아우스빌둥 프로세서에 맞춰서 정확히 제대로 하는지 면접관 대상 교육에서 통과해야 했다.
"교육을 해야 되니까 스스로 공부하게 되더라. 이번 인연으로 양승호씨가 성장과정, 생활을 챙기고 관리하면서 책임감도 더 느끼게 됐다."(염종배) "
실제 업무를 차근차근 쌓이다보니 처음에 느리게 보이지만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속도나 정확성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훈련생이 월등하다."(김준석)
MBK도 BMW도 고교생을 채용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웠지만 마치고 나니 대만족이다.
MBK 트레이닝 아카데미 김나정 상무는 "아우스빌둥이 굉장히 안정적인 채용방법이자 직업교육의 특성과 가치를 충분히 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인식변화, 전기차로의 급격한 시장 전환 등 자동차 정비 현장이 겪고 있는 우수 인재 유치의 어려움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기업맞춤형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BMW 코오롱모터스 MINI서초 서비스센터 박노현 지점장은 "안정적인 테크니션 인력 수급은 항상 딜러사의 숙제였다. 선제적 교육을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우스빌둥이 어떻게 보면 투자인데 미래에 언제라도 아우스빌둥 출신 트레이니가 트레이너가 되고 지점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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