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원투수 자처한 이재명, 뭘 얻고 잃었나
"민주당 위기 외면 못해" 보궐선거로 우회 등판
여권 집중견제 등에 발 묶여 … 선거지원 한계
원내서 차기 도모 가능성 … '정면돌파' 희석화
6.1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광역단체장 선거 과반은 고사하고 '여당의 싹쓸이를 막아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30일 "우세지역으로 봤던 곳도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며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등판한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적 입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당의 지도자로 대선 2차전 격인 전국선거의 패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국회 원내에서 차기를 도모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하게 된다.
◆"좌절과 상처 감당하겠다" =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5월 30일 윤호중·박지현 공동선대위원장과 합동회견을 갖고 지지자들의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인천 계양을에서 열린 이날 회견에서 그는 "당의 요구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는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이라는 그런 각오로 문밖을 나섰다"면서 "국민과 당원이 겪고 있는 좌절과 상처는 제 다리가 휘고, 등이 벗겨지더라도 감당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수도권 선거 지원을 명분으로 지방선거에 등판했다. 선대위 총괄뿐 아니라 정치적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지방선거 지원이라는 명분에 원내진입을 동시에 고려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도 이 위원장의 출마로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취임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이 위원장 선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인천에 발이 묶였다. 강원, 충청권 등에 대한 지원을 기대했던 당초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김민석 총괄본부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계양을 판세를 긍정평가하면서도 "이재명 후보는 막판에 끌려 나온 측면이 있고, 외지에 들어가서 납작 엎드려 선거만 해야 하는데, 다른 데 지원도 해야 했던 점 등이 겹쳐 어려운 점이 있을 거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정면돌파·도전정신' 정치자산 약화 =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수도권 선거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당초 명분으로 내세웠던 '선거지원' 측면에선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인천지역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31일 "인천 10개 자치구 선거 가운데 계양구, 부평구 정도가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위원장 출마 효과가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인천 선거 승리까지 견인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거지원이라는 외형적 평가뿐 아니라 이 위원장의 정치적 자산 희석화를 전망하기도 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31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이재명 위원장은 정면돌파·도전정신 등의 이미지가 뚜렷한 인물"이라며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구에 우회등판하면서 '이재명답지 못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이 위원장이 유력한 정치적 자산을 걸고 등판을 결정한 것인데 정치적 성과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정치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위원장이 정치적 내상만 입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당의 요청으로 지방선거에 참여한 이 위원장에게 민주당 전체가 질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한 것"이라며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당의 위기를 외면했다'고 비난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엄경영 소장도 "정치적 책임과 별개로 원내에 진출한다면 (이 위원장의) 정치적 성과로 남을 것"이라며 "민주당 내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원내에서 당 대표 도전 등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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