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 집무실 사진 유출 논란

2022-05-31 11:15:12 게재

대통령실 안 거치고 팬클럽 노출

"김 여사 카메라, 직원이 촬영"

"경내 사진, 수석실 거쳐 관리"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주말 용산 집무실 내에서 찍은 사진이 대통령실을 거치지 않고 영부인 팬클럽에 유출되면서 보안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은 집무실 경내에서 촬영되는 사진이 외부에 노출되기에 앞서 공식 점검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앞으로 집무실 경내에서 촬영되는 사진은 모두 홍보수석실을 거쳐서 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내외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SNS를 통해 29일 공개됐다. 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27∼28일 연이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을 방문해 사진을 찍었다. 이들 사진은 29일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대통령실 공보라인 관여 없이 이례적인 경로로 보안 구역 내 사진이 외부로 새나간 만큼, 촬영자와 배포자의 신분, 및 이들에 대한 보안조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사진을 찍은 분과 바깥으로 내보낸 분은 대통령실 직원이 맞나'라는 기자 질문에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누군지 질문이 잇따르자 "짐작이 안 가세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이 폐지된 가운데 김 여사를 담당하는 부속실 직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 내외가) 개인적으로 주말을 보내는 상황에서 나온 사진이라 누가 찍었다고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 생활을 컨트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질 조짐이 일자 이 관계자는 20여 분 뒤 다시 브리핑룸으로 내려와 "(사진은) 김 여사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옆에 있던 다른 관계자는 "부속실 직원이 찍었으며, 보안 규정상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동안 집무실 사진이 여러 번 나왔다. 그 안이 굉장히 보안 구역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대통령실 경내에서 찍은 사진은 반드시 대변인실을 통해서 나가도록 말씀드렸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정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