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한국영화를 추억하다
동대문구 '영화의 거리'
답십리촬영소고개 일대
답십리 촬영소는 1964년부터 1969년까지 총 80여편에 달하는 영화가 촬영됐던 공간이다. 현재는 촬영소고개 촬영소사거리 등 지명만 남아 있다.
동대문구는 한국 영화의 산실이었던 일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영화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복합공간을 추진해왔다. 영화의 거리 조성은 그 일환이다.
낡은 보도부터 정비해 '한국 영화와 함께 걷는 길'을 조성했다. 2019년 경관 조명과 영화 필름을 형상화한 구조물을 설치한 게 첫 걸음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협조를 받아 시대별 대표 영화와 영화인을 선정해 본격적으로 보도환경을 정비했다.
촬영소사거리와 답십리사거리, 동대문구체육관 일대를 걷다 보면 영화 제목부터 감독 배우 등 관계자 이름이 새겨진 보도블록 1793개를 만날 수 있다. 사진과 수상경력 대표작 등은 기둥형 시설물 147개에 담았고 엄앵란 등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 손도장 46개를 내걸었다.
촬영소고개 양쪽 옹벽을 포함한 5곳에는 영화를 주제로 한 벽화와 미술작품을 설치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리플렉트'다.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 속 명 대사와 명 장면을 야간에도 즐길 수 있다.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은 옛 답십리극장 모습을 담고 있다.
촬영소고개에 위치한 동대문구문화회관은 대수선해 영화와 미디어 융복합 공간인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로 바꾸었다. 편집실 녹음실 등을 갖춘 미디어교육센터와 답십리 영화 시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기획전시관, 무료 영화 상연영이 자리잡고 있다. 영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 스튜디오와 미디어교육장 시민방송기자실 문화예술학교 등도 함께 배치했다.
구는 동대문문화재단에 맡겨 6월까지 시범운영한 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한국 영화의 산실인 답십리촬영소의 추억을 재조명하기 위해 촬영소고개 일대를 영화를 주제로 한 공간으로 꾸몄다"며 "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중심으로 영화의 거리가 전국적인 명소가 돼 한국 영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