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신장암 대응

증상 없는 신장암, 복부초음파로 조기 발견

2022-07-01 10:59:05 게재

고칼로리 과다 섭취, 화학물질 다루는 경우 '매년 검진' 제일 중요

우리나라 10대 암 중 하나인 신장암은 신장의 여러 부분 중에서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신장의 실질 부위에 생기는 암을 가리킨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만 6026명의 신장암 환자가 새로 발생했다. 전체 암 중 2.4% 비율을 차지했다.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빈도가 낮고 완치율이 84.7%(2015~2019년)를 넘어 비교적 '착한 암'으로 불린다.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상 장비가 발달하고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50대 이하에서도 신장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증상 없이 찾아올 수 있는 게 신장암이다. 방심하지 않는 생활 속 건강실천이 중요하다. 신장암의 원인과 진단, 치료, 생활 속 관리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뚜렷한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신장암은 복부초음파로 조기 발견해 중증화를 예방하는 게 최선의 대응책으로 알려져 있다.

6월 29일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신장암 발생의 위험인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흡연이다. 흡연력이 있는 경우 일반인에 비해 1.5~2.5배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 한갑 이상을 피우는 남자 흡연자의 경우 약 2배, 여자 흡연자의 경우 약 1.5배 위험도가 증가한다. 신장암 환자 중 남자의 경우 20~30%, 여자의 경우 10~20%가 흡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연 후 10~15년이 경과하면 위험도가 15~30% 정도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신장암 10~20%는 고혈압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혈압이 내려가면 신장암의 위험도도 감소한다고 알려져있다.

저칼로릴 음식이 신장암 예방에 좋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음식물의 경우 특정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과다섭취와 신장암과의 관계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는 신장암의 위험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은 신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과일이나 채소류, 저칼로리 식이는 위험도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한웅규 연세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6월 29일 "화학 물질을 다루는 직업, 오랜기간 혈액투석을 한 사람의 경우 신장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범주에 속하는 사람은 1년에 한번 건강검진에서 복부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여러 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것을 확인한 경우, 무조건적인 채소 위주의 식단은 좋지 않다. 우리 몸의 칼륨 수치를 높여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병원에서 신장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소식하면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신장에 가장 좋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 나타나지 않아, 초음파와 CT로 발견 = 신장은 복막의 뒤쪽에 분리되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암이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에 전형적인 3대 증상으로 생각했던 옆구리 부위의 통증, 소변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 배에서 혹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의 증상은 매우 심한 신장암 환자에게만 관찰된다.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들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 교수는 "신장암은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조기 진단은 복부초음파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검진 프로그램과 복부초음파가 보편화되면서 신장암 조기 진단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초음파를 통해 비정상적인 모양의 혹이 관찰되면 CT를 통해 신장암으로 의심되는 혹의 크기, 위치, 개수, 주변 장기와의 관계, 전이 유무 등을 정확하게 평가한다.

신장암은 바늘로 몸 속 조직 일부를 흡입해서 현미경 검사를 시행하는 세침흡입생검은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신장암의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 = 과거에는 신장암이 발생하면 한쪽 신장을 완전히 제거하는 '근치적 신절제술'만이 효과적이며 안전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암 재발률과 전이 발생률 등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면서 암이 생긴 부위만 일부분 제거하는 '부분 신절제술'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특히 부분 절제가 만성 신부전의 위험성이 낮고 이에 따른 이차적인 심혈관질환과 사망률 등도 현저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작은 크기의 신장암 환자에게는 부분 신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장암의 위치와 크기, 혈관과의 관계, 주변 장기와의 관계 등에 따라 개복, 복강경 혹은 로봇 수술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크기가 작은 초기 신장암에서는 절개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른 로봇 부분신절제술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암의 크기가 작고 전이되지 않은 경우, 고령인 경우, 다른 심각한 전신 질환이 있어 전신 마취를 통한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고주파를 이용한 침절제술'을 할 수 있다. 고주파를 전달할 수 있는 침을 찔러 넣고 고주파를 이용해서 암을 녹이는 방법으로, 수술로 완전 절제하는 것에 비해서는 재발률이 조금 높으나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과거에는 신장암에 방사선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체부정위방사선요법'을 통해 원발암과 전이성 신장암의 효과적으로 국소제어가 가능하여 고령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암이 발견될 당시 환자의 전체적인 상태를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전이가 발생한 신장암에는 표적치료제가 치료에 이용된다. 수술적 치료와 병합한 다양한 방법으로 1, 2, 3차 치료가 시도된다.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방법으로 새로운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등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가 전이성 신장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여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추세다.

◆말기에 발견되면 예후 크게 나빠져, 10년 후에도 재발 = 신장암의 예후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 당시의 병기이다. 초기인 1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약 90%에 이르지만 4기에 발견되면 다양한 치료를 모두 다 시행해도 최대 20%, 평균 생존 약 2~3년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쁘다.

신장암 치료 후 재발은 대개 1~2년 뒤 잘 발생하지만 10~15년 뒤에도 전이나 재발이 발생할 수 있어 5년 이상의 장기 추적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장에 국한된 신장암도 5~40%까지 전이나 재발이 생길 수 있다.

서 교수는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금연이 중요하며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신장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복부 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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