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소각장' 놓고 울고 웃는 경기 지자체
인접한 고양시 반발
멀어진 하남시 환영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새 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경기 고양시와 하남시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는 인접 지역에 소각장이 들어선다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하남시는 그동안 거론된 강동구 설치계획이 무산된 것을 반기고 있다.
고양시는 1일 보도자료를 내 "서울시가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의 난지물재생센터 문제도 해결하지 않은 채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인근지역을 새 소각장 후보지로 선정한 것은 고양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새 소각장 후보지는 현재 서울시민의 하수·음식물·분뇨 및 슬러지 처리시설이 위치한 난지물재생센터와 가깝다. 게다가 4815가구가 최근 입주를 시작한 고양 덕은지구와도 가까운 곳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서울시가 난지물재생센터와 승화원, 벽제묘지 등 기피시설로 오랫동안 고생해온 고양시민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 결정을 했다"며 "새 소각장 건립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기존 기피시설의 현대화·지하화 조치를 하지 않으면 범시민 반대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하남시는 서울시의 광역자원회수시설 최적입지 후보지로 마포구가 선정된 것을 반기고 나섰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내 "서울시 광역쓰레기 소각장이 마포구로 최종 결정된 것을 32만 하남시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하남시는 서울시가 광역소각장을 인근 강동구(현 강동구 광역소각장)에 설치하려 한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강력 반발하며 해당지역인 서울 강동구와 공동대응해 왔다. 이 시장은 지난해 11월 '강동구 광역쓰레기 소각장 총력 저지를 위한 하남시민 반대서명운동' 참여 비대위 고문으로 활동했고 시장후보 시절인 지난 5월 19일 현 이수희 강동구청장과 소각장 저지 공동대응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시장에 당선된 뒤인 7월 12일에는 이수희 강동구청장과 '상생 정책 협의 간담회'를 갖고 "강동구 광역쓰레기 소각장 설치를 적극 반대한다"며 공동대응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하남시 차원에서 강동권역 광역쓰레기 소각장 건립반대 대응반(TF팀)을 구성해 "하남시민의 재산권 및 환경권을 지키겠다"며 대응해왔다.
이현재 시장은 "이번 서울시 광역쓰레기 소각장의 마포구 결정은 하남시와 하남시민들의 적극적인 대응, 강동구와의 상생 협력을 토대로 이뤄낸 쾌거"라며 "하남시는 앞으로도 시 관련 중대사와 현안에 대해 시민과 함께 슬기롭게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새 소각장 최종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생활쓰레기를 하루 750톤까지 처리하는 기존 상암동 시설 옆 지하에 하루 처리용량 1000톤 규모의 새 시설을 2026년까지 건립하고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