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내일신문 공동 기획 | 2022 자율주행 모빌리티캠프
"자율주행차, 실제 타보고 감탄했어요"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에서 심화 캠프 진행 … 미래첨단산업 특강 이어 자율주행차 탑승 체험
세계적으로 도시 집중화에 따른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모빌리티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모빌리티란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각종 서비스나 이동수단을 말한다.
모빌리티산업은 자동차 분야를 넘어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대학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동력장치와 고강도소재, 기능성 복합소재, 통신·보안, 기계, 전기·전자, 컴퓨터, 신소재공학 등 폭넓게 탐구한다. 때문에 공학계열 전공을 희망하는 고교생이라면 모빌리티산업에 대한 이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국자동차연구원과 내일신문,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는 고교생들에게 첨단 기술을 소개하고 구체적인 진로 설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22 자율주행 모빌리티 교실'을 마련했다.
수도권 10개 고등학교의 신청을 받아 9월 1일부터 11월 11일까지 학교별로 총 3일에 걸쳐 △진로특강 △이론수업 △실습수업 △모형자동차대회를 진행했다.
참여학생은 학교별 진로특강 100명, 이론·실습수업 및 모형자동차대회 30명 등 130명으로, 10개 학교 총 1300명에 이른다. 이어 학교별 우수 학생 5명을 선발해 11월 12일 심화 캠프 과정을 열었다. 참여 학교는 미림여고 보성여고 배명고 배재고 신도림고 안산동산고 염광고 재현고 풍문고 화수고 등이다.
한상명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 부센터장은 "모빌리티 기술은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이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이 머지않아 첨단 산업 분야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소에 자율주행차에 대해 약간 의심스러웠는데 실제 타보니까 정확도가 높아 놀랐어요. 속도도 빠르게 느껴지고 안정적이라서 앞으로 더 발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2일 경기 시흥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에서 2022 자율주행 모빌리티 심화캠프가 열렸다. 캠프에서 자율주행차 탑승 체험이 가장 인상 깊었다는 염광고 1학년 서유정 학생은 "에너지공학과를 희망하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자동차에 에너지만 중요한 게 아니란 걸 알았다"며 "자율주행차도 전기나 친환경에너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 자율주행차, 다양한 전공 간 융합 필요 = 오전 8시 사당역 공영주차장에 모인 캠프 참여 학생들은 서울대 시흥캠퍼스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학생들은 파란색 단체복을 입고 각자 자신의 학교명이 붙은 테이블에 자리했다.
이날 캠프에는 3회차 학교별 수업을 진행한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 이경수 센터장과 이재완·한상명 부센터장, 한국공학대 기계공학과 이강원 교수,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모두 참여했다.
캠프는 이재완 부센터장의 환영사로 막을 열었다. 이어 진행된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는 곳곳에서 학생들의 웃음과 박수가 나왔다. 모빌리티와 관련된 초성퀴즈를 맞추면서 몸을 푼 학생들은 한결 편안한 분위기로 한상명 부센터장의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특강을 들었다.
한 부센터장은 "자율주행은 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행기 로봇 드론 등 사람없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모빌리티 기술을 적용한 공유자동차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 모빌리티 기술은 머나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부센터장은 "자율주행차는 기계공학만의 영역이 아니다. 컴퓨터 공학과 인지 영역은 물론 심리학과 학생들도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현재 자율주행차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구글인데, 구글은 IT 기업이다. 오늘 경험을 잊지 말고 모든 학생이 첨단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의 말미에 한 학생은 서울대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최고 속도가 시속 50km인 것과 관련, '빨리빨리 문화'가 있는 한국에서 자율주행차가 보편화 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한 부센터장은 "속도 제한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도로교통법을 따른 것"이라며 "최대 속도는 기술로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자율주행차 연구에서 법률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자율주행차 탑승에 학생들 감탄 = 특강을 마친 학생들은 곧바로 자율주행차 주행 체험에 나섰다. 기술센터 도착 후 4개조로 나뉜 학생들은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각종 센서와 카메라 배터리 컴퓨터 등을 유심히 살펴봤다. 자율주행차가 주차된 기술센터에서는 학생들이 한번 씩 눌러본 클랙슨 소리가 계속 울렸다.
학생들은 기술센터에서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첨단 기술과 현재까지 세계 각 기업이 출시한 자율주행차의 성능·기술 차이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학생 지원에 나선 이재완·한상명 부센터장과 대학원생들은 학생들의 질문을 놓치지 않고 모두 받아줬다.
진지한 표정으로 집중하던 학생들은 자율주행차 체험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꽃이 피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손잡이 꽉 잡아"라며 친구를 챙기는 학생도 있었다. 자율주행차는 정지 순간 살짝 급정지하는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앞선 특강에서 주의사항을 전달했던 만큼 크게 놀라는 학생은 없었다.
◆ 캠프 클라이맥스, 모형차 자율주행 대회 = 캠프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시간은 단연 학교별 모형 자동차 주행 대회였다. 점심 식사 후 1시부터 진행된 주행 대회에선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코딩 작업을 도왔다. 중간 중간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전체 지도도 이어졌다.
1시간 가량 지났을 무렵 화수고 학생들이 처음으로 코딩 결과를 시험해봤다. 이어 다른 학교 학생들도 차례를 기다리며 점검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모형 자동차 주행에는 여러 변수들이 작용했다. 컨벤션센터 조명등 색깔이 노란빛을 띄어 모형 자동차 센서가 빛을 잘못 인식하는 문제가 반복됐다. 사실 이런 상황은 서울대생들도 예견하지 못해 대회 시작 전 사전 테스트 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 모두 강사진들의 도움을 받아 여러 차례 코딩 수정을 반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제일 처음 주행 점검에 나섰던 화수고는 다섯 번 시도 끝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학생들의 시선이 주행도로에 쏠렸다.
학교별로 총 3번을 도전해 기록을 매겼는데, 주행을 잘 마친 학교도 있었지만 실패한 학교도 있었다. 그러나 기록과 상관없이 서로를 격려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모형 자동차 주행대회 대상은 보성여고가 차지했다. 보성여고 모형 자동차가 주행하는 동안 모든 학교 학생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신도림고 2학년 조성환 학생은 "모형 자동차 주행의 경우 여러 변수가 있어 수월하진 않았지만 학교에서 한번 실습을 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기술들을 접해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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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