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 회사채' 내달 말 숨통
중소기업 채권 모아
신보 'P-CBO' 발행
신용등급 BB- 이상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우량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비우량 회사채도 내달 말 신용보증기금(신보)의 보증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신보는 올해 '채권시장안정 P-CBO(채권담보부증권)' 프로그램을 새롭게 가동하면서 이달 2일부터 중견·중소기업들의 신규자금 신청을 받고 있다. 18일 신보는 "이달말까지 P-CBO 발행 가능한 일정 규모 이상의 수요가 확보되면 2월말부터 발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CBO는 개별기업이 발행한 유동화자산(회사채·대출채권)을 기초로 특수목적법인(SPC)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조달한 자금을 기업에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신보의 보증을 통해 회사채는 최우량등급(AAA)으로 상향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유동화증권이 시장에 매각되는 방식이다. 기업이 P-CBO 자금을 신청하면 실제 자금 수령일까지 약 1.5개월이 소요된다.
기업규모별 최대 한도는 중소기업 250억원, 중견기업 1050억원, 대기업 1500억원이다. 신용등급이 A-이상인 곳은 기업규모별 최대 한도가 적용되지만 지원 대상 중 가장 낮은 신용등급인 BB-는 대기업의 경우 300억원, 중견기업은 150억원이 최대 한도다. 회사채 등급이 없는 중소기업은 신보의 보증심사등급에 따라 한도가 정해진다.
최근 3년간 운용된 '코로나19 P-CBO' 프로그램이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올해 시행된 '채권시장안정 P-CBO'는 피해사실과 무관하게 최소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면 모두 지원대상이 된다. 최소 신용등급은 일반기업의 경우 BB-이상,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회사(여전사)들이 발행하는 여전채의 경우 BBB-이상이다. 여전채는 최소 등급요건이 지난해 A-에서 BBB-로 완화됐다.
지난해 신보는 신규 P-CBO를 4조704억원 발행했으며 이 중 4조304억원이 비우량물 지원금액이다. 신보 관계자는 "올해도 일시적 유동성 약화로 자금신청을 한 일부 우량 대기업을 제외하면 전년과 마찬가지로 지원금액 대부분을 비우량 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보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중견기업을 비롯해 건설사 등 금융지원 취약분야에 약 2조5000억원의 신규 P-CBO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P-CBO의 해외발행을 추진해 투자처 다변화와 이용기업의 금리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신보는 3억달러 규모의 P-CBO 해외매각을 통해 해외 기관투자자 74곳을 신규 유치하고, 국내에서 발생한 것보다 금리를 낮출 수 있어서 P-CBO 편입기업의 금리 부담을 0.3%p 줄였다.
국내 회사채 시장은 자금경색에서 벗어나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는 여전히 냉기가 돌고 있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 "회사채 시장 양극화 … '신보 P-CBO' 투입" 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