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들,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요구
6조원 잉여 지방교육재정 재분배도 요구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으로
시·도지사들이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다음달 중앙지방협력회의 의결안건으로 상정해 결정한 뒤 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을 일괄 이관받겠다는 것이다. 시·도지사들은 연간 6조원이나 되는 지방교육재정 잉여금의 재분배도 요구했다. 이를 통해 교육복지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다음달 열릴 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으로 '특별지방행정기관 일괄 이관'과 '지방교육재정 합리화'를 확정하고 행정안전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의장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철우 시도지사협의회장이 공동부의장을 맡는 제2국무회의 성격의 회의다.
◆"지방중소벤처기업청 일괄이관" = 시도지사협의회는 중앙부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을 첫번째 의결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재 중앙부처 산하 특별행정기관은 5095개에 이를 만큼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 기관이 기능 유사·중복 문제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치분권 분야 오랜 개선 과제이기도 하다.
시도지사들은 우선 지방과 유사·중복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특별행정기관부터 기능을 정비해 지방으로 이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창업벤처·소상공인 지원이 주요사무인 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일괄 이관을 요구하고 있다. 조직과 인력 재원을 모두 지방에 넘겨달라는 요구다. 또 지방고용노동청과 지방환경청은 중복 기능 일부를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노동청의 고용지원·지역일자리, 지역환경청의 환경관리·평가, 환경측정·분석 업무가 대상이다.
행안부가 해당 부처들의 반발을 고려해 조율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도지사들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행안부 중재안은 강원 충북 등 특별자치도에 속한 지방중소벤처기업청을 우선 이관해 운영한 뒤 추후 일괄이관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이미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서 지방중기청을 이관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하지만 시도지사들은 중재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일부 시도에만 이관할 경우 오히려 정책과 예산에서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제주도에서 확인된 사실"이라며 "기능·조직·인력의 일괄 이관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는 지방교육재정 재분배" = 시·도지사들이 고른 두번째 안건은 지방교육재정 합리화다. 무상급식 영유아교육보조 무상교복 등 교육복지 확대로 시·도 재정부담은 커지는 반면 시·도교육청은 학생수 감소 등으로 재정이 남는다는 것이 시·도 주장이다. 시·도교육청의 기금 잔액은 2018년 4227억원에서 지난해 5조6000억원으로 약 13배 늘었다. 특히 2019년부터 시·도교육청 대부분이 조성하고 있는 교육재정안정화기금은 연평균 1조1500억원씩 적립 중이다. 시·도교육청의 이월액·집행잔액도 상당하다. 2016~2020년 5년간 연평균 이월액은 약 4조2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연평균 집행잔액(불용액)도 1조8000억이다. 이 둘을 더하면 연간 6조원 규모의 지방교육재정이 남는다는 얘기다. 시·도지사들은 현재 3.6~10%인 시·도의 지방교육세 전출률을 하한선(2%)만 정하고 조례로 결정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교육부의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예산 일부를 시·도에 포괄보조금으로 넘겨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부단체장·기조실장 인사권 달라" = 자치조직권 이양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의결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더라도 회의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내용은 부단체장·기획조정실장 인사권, 교육파견 권한 등을 포함한 지자체의 조직·인사 관련 권한을 지자체에 넘겨달라는 것이다. 지방의회들의 요구도 있다. 인사권독립에 따른 후속조치로 비어 있는 직급(광역의회 3급, 기초의회 4급)을 늘려 달라는 것이다.
특이 이 사안은 민선 8기 들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행안부와 격하게 대립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홍 시장은 자치조직권 문제가 다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 안건이 의결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홍 시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행정부시장과 기획조정실장의 임명권도 지방자치단체로 넘겨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된다"며 "대통령 주재 회의가 있는 다음달이 되면 행안부가 아주 난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해 제2차 중앙지방협력회의 때 새로 만들어진 지방지원단을 통해 이들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방지원단은 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이 상임단장을,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시도의회의장협의회·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 사무총(처)장이 공동단장을 맡는 협력회의 지원조직이다. 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안건과 관련해 19일쯤 해당 부처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물을 것"이라며 "이는 조율이라기보다는 각 기관의 입장을 묻는 절차이며, 이를 반영해 중앙지방협력회의 공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결심에 달려 = 결국 공은 해당 중앙부처에 넘어왔다. 당장 특별지방행정기관을 갖고 있는 중앙부처들이 어떤 논리를 내세워 방어에 나설지 관심이다. 지방교육재정 재분배 요구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반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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