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고용시장도 꽁꽁 | ①경기침체에 역기저효과까지
역대급 고용한파 온다 … 취업자수 증가 82만 → 9만명
경기침체 닥치자 민간은 희망퇴직·채용동결
고용 불씨 살려야 할 정부는 '공공 정원 감축'
역대급 고용한파가 현실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호전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경기침체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주요 민간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지난해보다 채용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정부도 공공기관 개혁을 명분으로 공공 정규직 일자리 감축 정책으로 가세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개혁도 좋지만,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자리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악화되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공공직과 정규직 제조업 등의 감소세가 뚜렷하다.
◆반짝했던 '취업자 증가' 배경은 = 지난해는 통계수치로만 보면 '고용호황'이라 할만하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이다. 전년대비 81만6000명 늘었다. 2000년(88만2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착시라는 평가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19 여파로 곤두박질쳤던 고용이 지난해 거리두기 완화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고용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반면 올해 채용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정부는 앞서 올해 취업자 수가 10만명 증가하는 데 그치고 실업률은 지난해(3.0%)보다 0.2%p 상승한 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신규 취업자 수가 9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보다 더 낮은 8만4000명을 제시했다. 민간 연구기관의 예상치는 더 부정적이다.
◆민간·공공일자리 동반 '흐림' = 올해 일자리는 공공과 민간 모두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우선 정부는 올해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 등의 정규직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2만6000명)보다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정원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높은 일자리로 평가받는다.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면 민간 채용에까지 경쟁이 심화된다. 특히 청년 고용시장 침체를 가속화 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총 1만2442명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공공기관 전체 정원 44만9000명의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민간 채용시장도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미 지난해 말부터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과 현대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카드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이 이어졌다. 유통가에서는 롯데면세점과 롯데하이마트 등이 시장 침체와 수요 둔화를 이기지 못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인력을 계열사에 재배치했고 최근 생산직에 이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을 신청받고 있다.
◆계약직·시간제 일자리만 늘어 = 고용의 질이 악화되는 추세란 점도 문제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전 연령에서 증가했지만 60세 이상이 45만2000명 늘어나며 전체 증가를 견인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5% 수준이다. 반면 경제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의 경우 전년대비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정규직이 아닌 시간제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에 집중됐다.
실제 지난해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1957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49만9000명(-2.5%) 줄었다. 하지만 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802만8000명으로 2021년보다 132만2000명(19.7%) 증가했다. 주당 근로시간이 1∼14시간인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취업자 수는 총 157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5000명 증가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초단시간 취업자는 각종 수당과 퇴직금, 유급 연차를 받을 수 없고 건강보험 직장 가입도 불가능하다. 단시간 취업자 증가는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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