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청소년들의 '유쾌한 잔치(새만금 잼버리)'가 어른들 '남 탓' 열전으로

2023-08-07 12:30:29 게재

청소년들의 '유쾌한 잔치'인 잼버리가 어른들의 '남 탓' 열전으로 둔갑했다. 12일까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 등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안전 문제와 관계없이 책임 공방 논란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장(대회장) 위생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상황을 보면 유치 뒤 6년 동안 투입된 예산 약 1000억원이 적절히 사용됐는지도 의심되는 실정"이라며 문재인정부 책임론을 거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꿈과 희망 속에서 펼쳐져야 할 잼버리대회가 악몽과 사고로 점철될 동안 윤석열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며 이번 안전 문제 책임은 윤석열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12일까지 예정대로 대회를 이어가기로 한 상황에서 행여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집중해야 할 시기에 정치공학적 편 가르기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세계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시민은 물론 종교계 산업계 등 각계각층에서 마음을 모으는 것과는 딴 판이다.

탄소감축 의무 떠넘기기와 유사

새만금 잼버리 부실 문제 책임에서 누구 하나 자유로울 수는 없다. 새만금 잼버리 행사 유치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부터 시작돼 2017년 8월 문재인정부 시절 확정됐다. 이후 6년간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가 준비를 했다.

사실 국민 입장에서는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어느 정부 운운할 필요가 없다. 국민들의 손으로 뽑은 똑같은 정부이고 해당 업무를 잘 해내야 하는 게 국정을 담당하는 이들의 책임이다. 정치권의 '네 탓' 싸움에 시민들이 혀를 차는 이유다.

국민의힘에서 지적한 대로 새만금 잼버리 예산을 제대로 썼는지 들여다보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당연한 역할인 만큼 새만금 잼버리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카드로 사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 만약 국민의 세금을 허투루 쓴 사실이 나온다면 전정부 현정부 관계없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는 지난 3월 발표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둘러싼 논란과도 사뭇 닮았다. 당시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2030 NDC가 전반기 감축 부담을 최소화하고 후반기로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를 좌우하는 부분이 누적배출량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현 정부의 감축 책임을 다음 정부로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래세대 꿈 짓밟기 반복할 건가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청소년들을 급습한 폭염은 어른들이 무분별하게 뿜어낸 온실가스 영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성세대들은 이번에도 청소년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행사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한 것에 미안해하기는커녕 책임 회피를 위해 급급한 모습이다.

윤석열정부는 2030 NDC를 발표하면서 "후반기에 감축량이 집중되는 이유로 국제감축 저탄소기술 등 온실가스 감축에 지금 투자한 효과가 2029년 이후 나타나는 탓"이라며 "NDC 달성에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말이 공수표에 그친다면 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윤석열정부일까 이후 들어서는 새로운 정부일까. 지긋지긋한 '색깔론'과 관계없이 우리는 원한다. 나만 옳다는 자만에 빠져 남 탓하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책임감 있게 미래세대의 꿈을 키워주는 정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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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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