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고집, 전국 12곳서 노숙인 인문학 동시 진행

2023-08-23 11:32:48 게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

'우리가치 인문동행' 선정



경기 수원시의 인문공동체 '책고집'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공모한 '우리가치 인문동행'의 사업자로 선정, 전국 12곳의 노숙인 시설에서 인문학 강의를 동시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책고집은 지난 16일 대구 희망마을(노숙인 재활시설)을 시작으로 11월 말까지 전국 12개 노숙인 시설에서 모두 102회에 걸쳐 인문학 강의를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05년 성프란시스대학(국내 최초 노숙인 인문학 강좌) 출범 이후 중단될 위기에 놓였던 노숙인 인문학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책고집은 "코로나19로 더욱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거리의 노숙인과 노숙인 재활시설의 노숙인들에게 인문학의 향기와 사람의 온기를 전하기 위해 30여명의 강사진을 꾸리는 등 사업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강좌는 여성 노숙인 시설인 디딤센터와 열린여성센터, 재활시설인 '원주 다시 서는 집'과 광주다시서기, 광주희망원, 춘천시립복지원, 대구 희망마을, 부산 마리아마을, 부산 희망드림센터, 그 외 대전 성남 수원 등지의 노숙인종합지원세터에서 진행된다.

강사진은 신형철 김찬호 우기동 등 대학교수와 이문재·오 은·여국현(시인), 이권우 도서평론가, 김만권 사회학자, 장정희·부희령·이수경·이경란(소설가), 조정선 전 MBC 피디, 최보기 서평가, 김화섭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우기동 김찬호 교수는 최준영 책고집 대표와 지난 2005년 성프란시스대학 설립 때부터 노숙인 인문학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 강좌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지난 21일 서울의 디딤센터에서 첫 강의를 한 김홍표 아주대 교수는 "아픈 분들이 계신다는 얘길 듣고 걱정 많았는데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공연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호응도 잘해주고 웃고 떠들고 그러면서 한 시간 반 내가 더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강좌의 기획·진행 등을 도맡고 있는 최준영 책고집 대표는 "2004년부터 준비해 2005년 성프란시스대학을 만들었으니 올해로 노숙인 인문학의 연원이 꼭 20년이 ㅤㄷㅙㅅ다"면서 "이번 강좌를 계기로 노숙인 인문학의 전국화, 구조화를 이뤄내고 향후 책고집을 중심으로 교도소대학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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