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변경 … 정권마다 흔들린 '새만금 진로'

2023-08-30 10:53:00 게재

용지계획 뒤집기 반복 … 'SOC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

정부가 새만금 SOC사업에 대한 기본계획 재검토를 천명하고 나섰다. 전례없는 예산 삭감에 이어 사업의 밑그림을 다시 점검하겠다는 취지여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 이후 여권을 중심으로 새만금 공항 등 SOC 사업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가 높았다는 점에서 백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잼버리 사태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잼버리 이후 불거진 문제제기를 사업재검토 이유를 들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고 아직 착공하지 않은 새만금 신공항이 직격탄을 맞을 확률이 높아졌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새만금 SOC 예산은 78%가 삭감됐다. 새만금 공항은 국토부가 요구한 580억원 가운데 66억원만 반영됐다. 공항과 신항만을 연결하는 인입철도 예산은 부처에 반영된 100억원이 모두 날아갔다. 역시 공항·항만을 염두에 둔 지역연계 도로 예산 129억원도 모두 삭감됐다. 전북도는 '전례없는 비상식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는 한발 더 나가 기본계획 재검토 카드를 꺼냈다. SOC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한다는 취지지만 잼버리 파행 이후 여권을 중심으로 집중됐던 새만금 SOC 사업을 손보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잼버리 파행사태 이후 여권은 새만금 관련 사업을 정조준했다. 국회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전북도가 잼버리를 핑계로 새만금 SOC 예산 빠먹기에 집중했다"고 주장했다. 잼버리 대회 훨씬 이전에 결정돼 추진 중이던 신항만이나 고속도로 예산 등을 거론하며 문제사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 대거 삭감과 개발계획 재검토 결정이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 고속도로·신항만 등 이미 착공한 공사의 준공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당연하고 신공항처럼 아직 착공 전인 사업이 집중 타깃이 될 공산이 크다.

전북도 고위관계자는 30일 "정부가 재검토에 들어가는 순간 사업의 정상적 추진은 불가능하다"면서 "진행 중인 사업이 3분의 1 수준의 예산으로는 최소한 2~3년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검토 카드를 꺼내면서 새만금 사업이 역대 정권마다 부침을 거듭했던 역사가 다시 거론된다.

노태우정부 시절인 1991년 11월 간척사업을 시작한 후 김대중정부(1991년 4월)에서는 환경파괴 논란 등에 대한 재검토를 이유로 방제조 물막이 공사가 중단됐다. 노무현정부에서는 기존 농업용지 100% 간척사업을 농지 72%, 기타 28%로 바꾸는 용지계획 변경이 이뤄졌다. 해수유통 등의 요구가 거세 서울행정법원이 2003년 7월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3년 넘게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명박정부에서는 농지비중을 30%로 낮추면서 산업용지 중심으로 기본계획을 다시 변경했다. 착공 19년 만인 2010년 4월 방조제 공사가 끝났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위원회를 설립했고, 문재인정부에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공항설립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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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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