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재밌고 좋은데, 매일 만나자"

2023-10-06 11:35:41 게재

주 1회 함께 노니

심심한 삶에 활기

#. 혼자 있으면 우울하잖아요. 여기(청춘쌀롱) 나와서 운동도 하고 쓰는 것도 하고 놀아요. 치매에 좋다고 하는 거고. 나온 지 3년 됐어요. 와보면 선생들도 재밌고 놀이를 하다보면 입가에 웃음이 이어지고 기분이 좋아져요. 말동무도 생기고 심심하지 않아요. 이리 좋은데 왜 방학을 하는지. 매일 열었으면 좋겠어요.(김영자, 78세)

같은 날 청춘쌀롱 어르신들이 흥겹게 율동을 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 2016년 시작부터 다녔는데 코로나 때문에 자주 못 봤다. 다시 친구들 보니 좋네. 망원동에서 처음에는 먹고 놀면서 한잔도 하고 노래도 했지. 요즘에는 배우는 것도 한다. 그림도 그려라 글도 쓰라 하는데 어릴적 배운 적이 없어. 모일 때마다 프로그램이 달라 재밌어.(박금례, 91세)

9월 14일 마포희망나눔 청춘쌀롱 어르신들이 마포구 망원동 쌈지경로당 커뮤니티공간에서 여가문화활동을 진행했다.

청춘쌀롱은 2016년 마포희망나눔 반찬나눔사업에서 인연을 맺은 어르신들이 "자주 보자, 만나서 재밌게 놀면 좋겠다"는 바람이 현실화해서 마포구 성산동에 모이는 장소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됐다.

김소리 마포희망나눔 어르신사업팀장은 "청춘쌀롱은 어르신들이 자주 보기 위해, 심심함을 풀기 위해 놀자는 취지로 애초 만들어졌다"며 "다양한 세대를 만나면서 이웃과 친구 등 이웃관계망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다른 복지관 프로그램과 달리 같은 어르신이 계속 찾는다. 나이듦에 따라 필요한 것이 늘고 필요한 것을 하자는 요구가 커져 이제 성산동 망원동에서 사는 노인들의 여가문화공간이 됐다.

가족은 있지만 혼자 생활하며 무료함에 빠져 있는 노인들이 이웃들을 만나면서 정서적인 우울함을 벗게 되고 체조와 근력운동도 같이 하면서 건강함을 누리게 된다.

청춘쌀롱에는 여러 프로그램이 있는데 어르신들이 하고 싶은 것, 재밌게 놀고 싶은 것을 위주로 짠다. 요리하고 노래도 한다.

성산동은 매주 수요일 호프집에서, 망원동은 매주 목요일 쌈지경로당 옆 커뮤니티공간에서 진행한다. 8월에는 여름방학, 겨울철 12∼3월은 휴식기를 가진다.

매일 하면 안되냐는 의견들이 있으나 매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초기에 15명∼20명 참여했지만 지금은 모이면 40∼50명이 된다. 최근 2년간 마포구청 경로당 담당과에서 커뮤니티공간을 연계해 줬다. 하지만 성산동에는 공유공간이 없다.

청춘쌀롱에서는 그저 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청춘쌀롱 어르신들의 추억여행-고향, 추억하다'라는 책자도 냈다. 어르신들의 고향과 추억들을 조금씩 담았다.

["[창간 30주년 기획특집] 건강한 '노후 돌봄'을 위하여" 연재기사]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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