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 민심' 직면한 윤 대통령, 변할까? 버틸까?

2023-10-12 11:05:19 게재

여권 내 '총선위기감' 고조 … "변해야 산다" 요구

김행 임명·여당 지도부 거취·국정기조 변화 주목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정권심판' 민심이 뚜렷하다. 17.15%p 격차(민주당 진교훈 후보 56.52%,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 39.37%)는 윤석열정부를 향한 민심의 냉랭한 시선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 결과에 윤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권심판 민심을 수용해 국정운영 방향을 바꿀까, 아니면 "지금 이대로"를 외치며 버틸까.

윤석열 대통령,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 입장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12일 여권 안팎은 참패로 끝난 강서구청장 선거로 인해 '총선 위기감'이 한껏 고조된 모습이다. '총선 전초전'으로 불린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예상 밖의 참패를 겪으면서 "총선도 이미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것.

선거 지원유세에 나섰던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11일 "강서구 표심은 정권에 대해 완전히 등돌리고 있었다. 돌려세우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느낌이었다. 내년 수도권 총선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돌려세우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의 주대상은 윤 대통령이다. 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은 여야가 아닌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점으로 3가지 이슈가 꼽힌다.

우선 김행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가 닥쳐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뜻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명을 철회할만한 중대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르면 12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선거 결과를 '정권심판'으로 받아들인다면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중진의원은 "이 판국에 설마 (김행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겠냐"고 전망했다.

두번째 이슈는 여당 지도부 거취다. 선거 결과에 대해 윤 대통령이 책임을 질 방법이 없다. 윤 대통령이 주도한 선거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여당 지도부가 대신 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여당 지도부 거취를 통해 국민에게 쇄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비상대책위 전환이 거론된다. '윤심'으로 출범한 김기현 체제를 7개월만에 끝내고 새 얼굴로 총선을 치른다는 것. 다만 윤 대통령이 본인이 만든 김기현 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를 대체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비대위 전환 가능성을 낮춘다.

총선 선대위를 조기출범시켜 여당을 총선체제로 전환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김기현 체제를 유지시킬 수 있는데다, 여당 얼굴을 바꾸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 참패에 직접적 책임을 지고 있는 정책·전략라인만 문책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다른 중진의원은 "대통령에게도, 대표에게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해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애당초 선거전략을 잘못 구상한 정책·전략라인을 문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세번째 가장 핵심적 이슈는 국정기조다. 정권심판 민심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념전쟁 △야권인사 수사 △문재인정권 비판 △여야 대결구도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복원 등으로 집약되는 국정기조를 비판하고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자신이 1년 넘도록 고수해온 국정기조에 변화를 준다면 선거 결과에 대한 순응으로 읽힐 수 있다. 기존 국정기조 대신 '민생 우선'을 내세운다면 표심도 다시한번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기존 국정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윤 대통령이 기존 정치인의 문법을 따른다면 '반성한다' '바꾸겠다'고 하겠지만, 윤 대통령은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 선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국정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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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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