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구는 새것처럼, 쓰레기가 생활소품으로

2023-10-13 10:42:40 게재

강동구 '리앤업사이클 플라자'

재활용문화·새활용산업↑기반

"병뚜껑은 별도로 모으지 않잖아요? 열처리해서 열쇠고리를 만들었는데, 쓰레기가 너무 예쁘게 바뀌는 거예요. 가까운 곳에 이런 공간이 있어서 더 좋아요."
이수희(가운데 아래) 강동구청장이 최근 공무원 등과 함께 지난달 문을 연 리앤업사이클 플라자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강동구 제공


서울 강동구 암사동 주민 이해리(48)씨는 "그간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쓰레기를 다시 사용하는 게 아니라 훨씬 좋은 새 제품이 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푹 빠진 '새활용' 제품 이야기다. 이씨는 "중고 가전·가구는 저렴하고 문화공간에 도서관, 저렴한 커피까지 갖추고 있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발길을 붙드는 곳은 지난달 20일 공식 개관한 '리앤업사이클(Re&Upcycle) 플라자'다.

13일 강동구에 따르면 리앤업사이클 플라자는 재활용(recycle)뿐 아니라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새활용(upcycle)을 함께하는 공간이다. 재활용 문화를 확산시키고 새활용 산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조성한 자원순환 거점이다. 지난 2019년 '서울형 리앤업사이클 플라자 조성 공모사업'에 시범 자치구로 선정됐고 2021년부터 총 사업비 77억원을 투입했다.

고덕동에 지난 2005년 지은 재활용센터 인근 대지 2150㎡를 확보해 지상 3층 규모, 연면적 2251.66㎡ 건물을 지었다. 1층과 2층에는 가구 가전제품 의류 등을 취급하는 현대화된 재활용센터를 비롯해 수리수선실과 도서관 등을 배치했다. 대형 가전제품과 생활가구, 의류 운동·취미용품 등을 취급한다. 수거·매입한 재활용품은 별도 공간에서 수리하고 세척해 새 것처럼 탈바꿈시킨다. 판매한 재활용 제품에 대한 사후 서비스도 제공한다.

주민들은 자원순환 홍보관과 아름인도서관, 3층 교육장 등을 활용해 재활용과 새활용 방법을 배우고 몸에 익힐 수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새활용 제품 관람 공간도 마련했다.

무엇보다 주민들 눈높이에 맞춘 자원순환 교육·체험 과정이 인기다. 자투리 종이와 폐지,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뚜껑 등을 활용해 공책과 열쇠고리 등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구 관계자는 "쓰레기가 예쁜 생활용품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에 참여했던 이해리씨는 "보다 쉽고 기분 좋게 재활용·새활용을 접할 수 있다"며 "재활용 쓰레기를 왜 따로 모아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도 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초등학생인 두 아이가 더 어렸을 때 공간이 생겼더라면 활용도가 훨씬 높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강동구는 새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재활용 새활용 실험도 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고장난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하는 사업을 시범 운영했다. 현장에서 전문가가 고장난 부분을 진단하고 선별해 수리까지 했는데 주민들 호응이 컸다. 약 200여명이 몰려 향후 정식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인근 자전거 종합서비스센터도 리앤업사이클 플라자와 연계할 계획이다. 자전거 보관부터 대여와 수리까지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정비사 3명이 상주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리앤업사이클 플라자는 앞으로 수도권 자원순환 거점공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체험과 교육 과정을 마련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누리는 자원순환 문화 기지로 널리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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