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소득공제 오류

2024-01-17 10:52:29 게재

행안부 300여건 오류 확인

국세청 "20일 일괄 수정"

고향사랑기부제가 해를 넘겨서도 말썽이다. 이번에는 소득공제 중복 오류가 발생해 지자체와 기부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7일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한 사람들 중 일부의 기부금영수증 발급이 중복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본인이 기부한 금액보다 많은 기부영수증이 발급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1월 강원도 한 지자체에 10만원을 기부한 ㄱ씨에게는 30만원 기부영수증이 발급됐다. 이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 1월 1~10일, 12월 26~28일 기부자들의 기부영수증이 1월 12일자로 한번 더 발급되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광주의 한 지자체에서는 지난해 11월 10만원을 기부한 ㄴ씨에게 43건의 기부영수증이 발급되는 일이 있었다. 지자체 관계자가 수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오류를 발견해 바로잡았지만, 고향사랑e음을 통해 자동 처리된 기부자들에게도 같은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불안해 하고 있다.

또 다른 지자체에서는 지난해 12월 30~31일 기부 내용이 중복 등록되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역시 실제 기부액수보다 많은 금액의 기부영수증이 발급됐다.

행안부가 16일 파악한 이같은 오류만 30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실제 이보다 많은 오류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도 이와 유사한 오류를 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토스 등 다른 민간플랫폼과 연동된 연말정산 관련 정보들의 입력 오류가 발생해 당장 손을 대지는 못하고 있다. 국세청은 행안부와 지자체에 20일까지 일괄 수정해 22일 정상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행 첫해부터 벌어진 잦은 오류에 기부자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특히 연말정산을 앞둔 시기에 세액공제를 위한 기부영수증 발행 오류가 발생해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ㄱ씨는 "회사에서 19일까지 연말정산 서류 입력을 해달라고 요청하는데 눈치를 보며 제출기일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기부영수증 발행에 오류가 생기면 일일이 기부자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초기부터 잦은 장애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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