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콜 몰아주기’ 수사 착수

2024-02-02 00:00:00 게재

중기부 고발 요청 … 카카오 수사 검찰 3개 부서

윤 대통령 “카카오택시 횡포 부도덕” 지적 계기

검찰이 자사 가맹택시에게만 콜 주문을 몰아줬다는 카카오모빌리티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정의 칼날이 카카오그룹 전반으로 향하고 있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권찬혁 부장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달 배당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드라마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을 받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6월 시장 지배력이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택시를 배제하면서 가맹택시에게만 호출을 몰아 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며 271억20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를 고발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중소기업벤처부가 ‘의무고발 제도’를 활용해 카카오모빌리티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하도록 의결하고 이를 공정위에 요청했다. 의무고발 제도는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 고발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렇게 분위기가 반전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있고 난 이후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하면서 “카카오의 택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 직후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 계획을 밝히고 “택시 기사, 승객, 정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모두 다 더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입장을 냈다.

사건이 남부지검에 배정된 것도 이례적이다. 통상 불공정거래 사건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되는 게 관례였다. 현재 남부지검은 3개 부서에서 카카오그룹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모빌리티 사건은 남부지검 금조1부에 1월 초순 배당됐다”고 밝혔다.

현재 금조1부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로 인수해 회사에 수백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1일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의 성립 여부와 손해액 등 다툴 여지가 있어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관련 금융기관 거래정보를 포함한 객관적 증거가 압수수색을 통해 이미 확보되어 있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카카오그룹 관련 본류 수사인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사건은 금융조사2부(박건영 부장검사)가 진행하고 있다. 금조2부는 하이브의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원을 동원해 주식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매집한 혐의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했다. 이후 시세조종 관련 혐의를 받는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출석 조사를 앞두고 있다.

김 센터장은 가상자산 횡령·배임 혐의로도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경제민주주의21은 카카오 계열사가 가상자산 ‘클레이’를 발행한 뒤 비공개로 일부를 판매해 투자금을 모집하고, 다른 곳에 사용한 것에 김 센터장이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이정렬 부장검사)에 배정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센터장 소환은 적절한 시점에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