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먹거리 빈부격차 커진다

2024-02-08 13:00:03 게재

명절 기간 채소류 7.2%, 과실 4.8% 상승

곡물은 20년동안 증감률 0.0%

설 명절에 먹거리 빈부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월초 내놓은 이슈분석 ‘농식품 물가 이슈, 진단과 과제’를 보면 농축수산물과 성수품 가격의 설 명절 기간 월 증감률은 각각 4.9%, 3.6%로 명절 전과 후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채소류의 설 명절 기간 증감률이 7.2%로 가장 높고 과실 4.8%, 축산물이 1.7%로 나타났다. 반면 곡물과 기타농산물의 경우 20년 평균 증감률이 0.0%로 물가가 다른 품목군에 비해 상당히 안정적이다.

이는 설 명절 기간 가격이 크게 오른 채소와 과일류를 저소득층이나 서민들이 더이상 섭취하기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반면 곡물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돼 먹거리 품목별로 빈부격차가 확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소득계층일수록 식품비가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엥겔계수)이 높아 서민층이 명절 기간 폭등한 과일과 채소류 접근성은 더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성수품 가격 상승이 심각해 국민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반박하고 있다. ‘역대 최대치’ 조사 결과와 달리 차례상 비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10대 성수품 가격은 오히려 3% 이상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0대 설 성수품의 평균 소비자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하락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2020년 이후 농축산물 가격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동시장 변화 등으로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2023년 12월 기준 2020년 대비 19.3% 상승한 119.3으로 같은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12.7%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명절 특히 성수품으로 꼽히는 과일류 가격 상승폭이 커 물가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지표다. 품목별 물가 분석 결과 물가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면서 동시에 소비자물가 가중치가 높은 품목은 배추 사과 귤 포도 토마토 딸기 등으로 대부분 과실류 품목들이다. 소비자물가 가중치는 높지만 물가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품목은 쌀 마늘 고춧가루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우유 달걀 등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농식품 물가에 대한 체감도는 소득수준별로 매우 다른 특징을 보인다”며 “고소득계층은 명목소득이 감소하거나 농식품 물가가 상승해 결과적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할 때 농식품 전체에 대한 지출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식품 물가가 변동했을 때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계층은 저소득계층”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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