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공략 희비 교차…영남 야당 “반전” 호남 여당 “고전”

2024-04-03 13:00:01 게재

서울·수도권 벨트, 여당 중진 지역구에 발 묶여

낙동강벨트 ‘야권 연합군’ “4년 전보다 더 늘려”

호남권 여당 후보 ‘심판론’에 “국정쇄신 해야”

22대 총선 사전투표(5~6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접전지역 총력지원을 펴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의 한강·반도체 벨트와 부산·경남의 ‘낙동강 벨트’에 여야 지도부의 발걸음이 집중됐다. 여야의 안방에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노림수의 대결이기도 하다. 공식선거운동 개시 1주일차에 접어들면서 여야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은 영남권에서 “4년 전 총선보다 의석을 늘리겠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야당 텃밭인 호남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는 두터운 벽에 고전하고 있다.

함거 앞에 선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 4.10 총선에 전북 전주시을 선거구로 출마한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가 1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여야, 한강벨트 공략 집중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공식 유세 시작과 더불어 수도권 승부처인 한강벨트 지원유세에 집중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49석 중 40곳을 민주당이 차지한 후 국민의힘은 전략후보를 내세웠다. 한동훈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가 중·성동, 동작, 영등포, 마포, 광진, 용산, 송파, 강동 선거구 지원에 집중했다. 수성입장인 민주당은 서울 강북·서남권의 경우 우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조사상 오차범위 안에서 경쟁하고 있는 한강벨트에서도 추세상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기존 보수 강세지역인 강남권과 한강벨트 일부 등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평가한다. 다만 나경원 후보 등 중진급 인사들이 지역구에 발이 묶여 수도권 등 타 지역 유세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적잖은 손실이다.

◆최다 의석 경기권, 여권 보수적 전망 = 60석으로 가장 많은 경기 지역에서 설욕을 노리던 여당은 ‘두자릿수 의석’이란 보수적 전망을 내놨다. 21대 총선에선 59석 가운데 민주당이 51석, 국민의힘이 7곳을 차지했다.

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60개 의석 가운데 2곳만 경합우세로 분석하고 나머지는 경합지역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난 총선보다 의석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수준이다.

반면 민주당은 33곳을 우세지역으로, 22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수원·화성의 반도체벨트에선 수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험지로 분류했던 분당갑·을 등을 경합지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14곳 가운데 민주당이 13개 지역을 우세·경합 우세로 분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의 분석을 전제로 보면 민주당이 수도권 수성전에서 나름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 궁거랑길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울산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남구 출마자 전은수 후보와 함께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영·호남 ‘반전’ 일어날까 =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주도권을 쥐고 있는 영·호남의 안방공략은 대조적이다. 민주당은 보수정당의 텃밭인 영남에서 기대감을 키우는 반면, 호남의 국민의힘 후보들은 고전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 앞서 ‘낙동강벨트 탈환’을 선언하며 서병수(부산북갑) 김태호(경남 양산을) 조해진(경남 김해을) 등 중진의원을 차출해 배치했다. 21대 총선에서 야당에 내줬던 낙동강전선에서 승리해 수도권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위기감과 여당 지도부의 읍소전략이 보수층 결집을 끌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면 민주당은 부·울·경 40석 가운데 부산 3석(북강서갑, 사하갑, 남구) 경남 3석(김해갑, 김해을, 양산을) 울산 1석(북구) 등 기존 의석 유지를 넘어 12~14석까지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 국 대표 등이 결합해 ‘범야권 연합군’ 형태로 지원활동을 벌이면서 ‘정권심판론’ 확산에 주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호남과 제주 등 민주당 아성으로 분류되는 곳의 국민의힘 후보들은 반전의 계기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북의 정운천(전주을) 전남의 이정현(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의 선전을 기대했다.

정운천 후보는 지난달 28일 삭발과 함께 함거(죄인을 실어나르던 수레)를 타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1일 기자회견에선 “지금이라도 국정 운영의 난맥상에 대한 사과와 내각 총사퇴까지도 고려한 쇄신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사죄의 큰절’로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이정현 후보도 선거 중반까지 힘든 선거전을 치르는 모양새다. 전남CBS·조원씨앤아이 지지도 조사(1~2일. 506명. 가상번호 ARS.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권향엽 후보 61.1%,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 23.5%, 진보당 유현주 후보 6%로 나타났다.

이명환 김형선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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