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찰, 세계 마약범죄 대응 허브 될 것”
심우정 검찰총장, ‘마약퇴치’ 국제회의서 강조
아드로미코, 30~31일 개최 … 국제공조 강화
국제 마약 밀수가 증가하면서 국제공조를 통해 마약류를 사전 차단하는 등 근본적 범죄 근절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제31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가 열렸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부장 노만석 검사장)는 30일부터 이틀간 제주 롯데호텔에서 제31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아드로미코)’를 개최했다.
아드로미코는 대검이 1989년 창설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마약 퇴치 국제회의로 30년간 해마다 한국에서 회의를 열었다. 올해엔 28개 국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6개 국제기구, 국내 14개 유관 기관, 각급 검찰청 등 역대 최다 인원인 250여명이 참가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 마약범죄는 점조직화·첨단화로 인해 전 세계로 무차별 확산되어 어느 한 국가의 노력으로만 대응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위협이 되었다”며 “30여년간 아드로미코를 통해 신뢰를 쌓고 긴밀히 협력해왔으나, 진화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검찰은 마약퇴치를 위해 다양하고 효과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아드로미코를 통해 세계 마약범죄 공동대응의 구심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각국의 마약퇴치 경험과 지식을 적극 공유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국제공조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의 다양한 수사사례와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실효적인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국제기구 담당관들은 국제 마약류 문제 실태 및 공조시스템 정보를 공유하고, 주요국 마약단속기관들은 각국 마약류 현황 및 주요 수사사례, 신종 합성마약 유통현황 등을 발표하고 각국의 공동대응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대검에 따르면, 우리나라 마약류 밀수사범은 2019년 783명에서 2023년 1235명으로 57.7%가 증가했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같은 기간 1529명에서 3153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마약류 압수량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마약류 압수량은 2019년 362㎏에서 지난해 998㎏으로 급증했다. 특히 마약류 중 필로폰은 2019년 87.3㎏에서 지난해 405㎏으로 4.6배 폭증했다.
이와 함께 범행 과정을 세분화한 전문적 범죄조직이 인터넷·가상자산 등을 이용해 비대면 온라인 거래를 하고 있어, 10~30대가 손쉽게 마약류에 접근하고 단속 비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마약류 사범 단속 인원은 2019년 239명에서 지난해 1477명이었으며, 20~30대는 같은 기간 7647명에서 1만5051명으로 증가했다.
대검은 “국제 밀수조직들의 마약류 대량 유입, 국내 마약류 투약자·외국인 등 새로운 소비층 형성으로 마약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공조를 통해 마약류를 사전 차단해 근본적으로 범죄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은 현재 성공적으로 시행 중인 태국 마약청과의 수사관 상호파견제도(일명 ‘원점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를 통한 실시간 국제 공조체제를 주요 마약류 발송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로 확대하기로 했다.
‘원점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은 국내 마약 밀수량 기준 주요 마약 발송국의 마약청 등 마약수사기관에 우리 마약수사관을 파견·상주시켜, 국내 마약밀수·유통사범 검거로 밝혀진 현지 마약발송조직을 실시간 국제공조로 현지에서 검거 및 증거 수집해 마약밀반입 원점(Origin Point)을 타격하는 국제공조시스템이다.
대검은 “앞으로도 검찰은 국제공조관계를 강화해 마약류 국내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마약류 유입의 원인을 제거, 엄단함으로써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